[MWC 2014]⑤ 脫안드로이드 진영(타이젠·파이어폭스)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장우정 기자 woo@chosun.com

▲ 전 세계 스마트폰 OS 점유율/IDC

▲ 전 세계 스마트폰 OS 점유율/IDC

MWC에서는 매년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양강(兩强) 구도에 도전하는 ‘제3의 OS’가 등장한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최소 36개 통신사가 파이어폭스·타이젠·우분투 같은 OS와 손잡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와 iOS를 잡기에는 요원한 도전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MWC를 개최하는 세계 이동통신사업자 협회(GSMA)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점유율 5%는 가져가야 안드로이드나 iOS와 승부해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MWC 2014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주자는 미국 비영리 단체 모질라재단이 만드는 파이어폭스(Firefox)였다. 파이어폭스는 PC에서 빠른 속도와 편리한 이용법으로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검색프로그램(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를 스마트폰 OS로 개편한 것이다.

파이어폭스는 PC와 마찬가지로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첨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응용프로그램(앱)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웹 브라우저 내에서 동영상, 게임 등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파이어폭스는 올해 MWC에서 최신 파이어폭스폰인 ZTE ‘오픈 C’와 알카텔의 ‘원터치 파이어C’ 등 3종의 최신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ZTE 스마트폰의 경우 25달러 수준까지 가격을 낮추는 등 프리미엄 시장보다는 중저가 시장이 타깃으로 삼았다. 아직 신흥국에서는 일반 휴대전화(피처폰)를 쓰는 인구가 상당한 만큼 파이어폭스폰은 이들이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GSMA에 따르면, 신흥국 시장에서는 매년 1억3000만명의 신규 가입자가 2018년까지 꾸준히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독자적인 OS 타이젠(Tizen)은 올해 행사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이젠은삼성전자가 인텔과 함께 주도하는 ‘타이젠 연합’이 개발한 운영체제다. 삼성은 그동안 개발해 온 독자 OS ‘바다’를 포기하고 타이젠 개발과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보다폰·스프린트·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중국 화웨이, 일본 파나소닉·후지쓰 등이 참여, 우군을 불리고 있다.

▲ 삼성전자가 MWC 2014에서 공개한 '삼성 기어2'(오른쪽 두 개 제품). 기존의 안드로이드 대신 자체적으로 개발한 타이젠 OS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가 MWC 2014에서 공개한 ‘삼성 기어2′(오른쪽 두 개 제품). 기존의 안드로이드 대신 자체적으로 개발한 타이젠 OS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제공

타이젠은 안드로이드나 iOS와 달리 스마트폰·태블릿PC뿐만 아니라, TV·카메라·자동차·에어컨·냉장고·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에서 쓸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 시대를 노린 OS라는 것이다. 타이젠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인텔 측 관계자는 “사물인터넷과 소비자 가전에서 타이젠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타이젠 기반의 미러리스 카메라 ‘NX300’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MWC에서는 안드로이드 OS 대신 타이젠을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 ‘삼성 기어2’를 발표했다. 전작인 갤럭시기어와 달리 타이젠으로 OS를 교체하면서 갤럭시를 빼고 기어2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기기에 ‘갤럭시’를 붙인다.

삼성 기어2의 성공은 매우 중요하다. 료이치 스기무라 타이젠 연합 의장은 “모바일 OS 시장이 애플과 구글로 양분된 상황에서 타이젠이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당장 많은 기기에 도입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삼성 기어2 등 성공 사례가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다른 모바일 기기로도 타이젠을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타이젠 TV도 출시할 예정이다.

문제는 다른 스마트폰 가격도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어폭스폰이 가격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인도에서 보급형 안드로이드폰 가격은 올해 3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3의 OS에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뿐 아니라 자동차, 카메라, 냉장고, 스마트워치, TV 등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시장 파이가 더 큰 만큼 이 분야에서 먼저 가능성을 보여주면, 모바일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파이어폭스나 타이젠처럼 웹 기반 OS의 경우 다른 기기를 먼저 공략한 뒤 앱 개발자와 사용자를 모바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쓸 수 있다. 파이어폭스와 타이젠 모두 최신 웹표준 HTML5 기반으로, 안드로이드나 iOS보다 오픈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이어폭스 또한 모바일을 넘어 다른 가전으로 OS를 확산하려 하고 있다. 올해 소니는 파이어폭스 TV를 올해 상반기 내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모질라 측은 “소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에서도 세계 최고”라며 “그만큼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모바일 OS 시장의 양강 주자인 구글과 애플의 철옹성을 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타이젠과 모질라보다 더 빨리 움직인다.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TV를 구동하는 OS로 들어가 사용자들이 자사의 서비스(앱)를 이용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은 차량용 OS 시장 진출도 선언한 상태다.

GSR벤처스의 리처드 림(Lim)은 “스마트TV보다 스마트폰이 훨씬 많이 보급돼 있는 만큼 스마트폰 OS 시장 강자가 가전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의 카트야얀 굽타 연구원은 “소비자 가전 OS로 먼저 주목받은 뒤 모바일 시장을 타진하려는 삼성과 같은 전략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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