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4]② 스마트폰 스펙 경쟁 끝… 본격적인 가격 경쟁 시작

장우정 기자 woo@chosun.com

박정현 기자 jenn@chosun.com

올해 MWC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5’는 1600만 화소(畵素) 카메라와 전 세계 처음으로 탑재한 심장 박동 측정 센서, 생활방수 기능, 지문 인식 기능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적지 않은 진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애플, LG전자, 소니, 화웨이 같은 경쟁사의 하드웨어 스펙이 상향 평준화된 탓에 갤럭시S5가 깜짝 놀랄 수준의 기능을 선보인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스마트폰 업체가 이처럼 이노베이션 트랩(혁신의 덫)에 빠지면서 제조사들은 이제 가격 경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MWC 2014에서 주목받은 스마트폰은 100~200달러 수준의 보급형 제품이 주를 이뤘다. 100만원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S5, 갤럭시노트3, LG전자가 전시한 G플렉스, G프로2 등 국내 기업에서 만든 제품 정도였다. 박종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사장)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역동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선 성숙기에서나 볼 수 있는 가격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의 모질라 부스 전경. 모질라는 우리돈으로 3만원이 채 안 되는 저가 스마트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모질라 블로그

▲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의 모질라 부스 전경. 모질라는 우리돈으로 3만원이 채 안 되는 저가 스마트폰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모질라 블로그

MWC 2014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심부 피라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 3번홀에 자리잡은 모질라 부스는 전 세계 기자 수십명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파이어폭스 운영체제(OS) 개발업체인 모질라는 중국 칩 제조사 스프레드트럼과 손잡고 만든 초저가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가격은 불과 25달러(약 2만6800원). 이 제품은 올해 정식으로 출시된다.

모질라 스마트폰은 불과 128메가바이트(MB)급 램을 장착했다. 올해 MWC에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5’의 2기가바이트(GB) 램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시스템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3.5인치 디스플레이에 2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모질라 관계자는 “모질라 스마트폰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라며 “고가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피처폰을 쓰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기능일 것”이라고 말했다.

10만~20만원대 스마트폰도 쏟아졌다. 레노버는 보급형 스마트폰 S660을 250달러(24만원) 수준에 선보였고, 블랙베리는 인도네시아에 200달러(21만원)를 밑도는 스마트폰을 내놓기로 했다. 노키아도 90달러(13만원)대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노키아X를 깜짝 공개했다. 화웨이는 고사양의 보급형 스마트폰 어센드G6를 공개하면서 가격은 약 250달러(36만6000원)로 책정했다. LG전자도 저렴한 가격대의 보급형 LTE스마트폰 ‘F시리즈’를 선보였다.

고사양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 같은 회사 역시 가격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스마트폰 성장세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큰데다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 하락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 및 출하량 성장률 추이/자료:IDC

▲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 및 출하량 성장률 추이/자료:IDC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3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0억대를 돌파하며 전년보다 39.2% 성장했지만, 올해는 출하량 증가율이 19.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이 되면 6.2%로 성장세가 더 쪼그라들게 된다.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335달러였다. 이 가격은 2018년 260달러 수준까지 곤두박질칠 것이란 게 IDC의 예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나 애플이 고가격 정책을 유지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사장은 “지난 5년간 어느 한 해 어렵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위기’란 단어를 쓴 기억은 없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했다.

가격 경쟁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중국 업체들은 거대 내수시장을 등에 엎고 신흥국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포부다. 에릭 쉬(Xu)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MWC 2014에서 “올해 스마트폰 1억대를 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목표치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겸 CEO는 “모토로라와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3위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중국 레노버는 지난 2월 초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를 만든 미국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세계 스마트폰 업계 3위로 단박에 뛰어올랐다. 두 회사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합계는 6%(시장조사업체 SA 기준)다.

중국 기업은 기술적으로 선두업체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총괄하는 산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중국 기업들의 스마트폰 사양이 좋아졌고 특히 기술력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신종균 사장도 “사람들이 중국의 기술을 함부로 낮게 봐서는 안 된다”며 “중국 기업은 성장 속도도 빠르고 앞으로 더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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