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① 숲과 나무를 보자

우병헌 기자 penman@chosun.com

라스베이거스 = 류현정 기자 dreamshot@chosun.com

트레이드쇼(Trade Show)는 산업사에서 늘 중요한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트레이드쇼가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에게 늘 신제품과 신 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무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보통 1년마다 열리는 국제규모의 트레이드쇼에는 관련 업계 리더들이 축제장에 모이듯 한 자리에 모이고, 아울러 모든 언론이 촉각을 세우고 보도경쟁을 하기 마련이다.

매년 1월초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로 꼽힌다. CES는 본래 냉장고,텔레비전, 오디오, 비디오, 카오디오 등 소비자용 전자 제품 트레이드쇼로 출발했으나, 2000년대 초반부터 휴대폰,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 분야까지 흡수하면서 세계 최대 IT트레이드쇼로 자리를 잡았다.

주요 IT회사들이 CES를 최고의 제품과 기술을 발표하는 무대로 삼고 있고, 전 세계 언론은 CES 현장에 취재기자를 파견해 최신 트렌드를 짚는 보도 경쟁을 벌인다.세계 각국의 고위 산업 정책담당관, 투자가, 벤처 기업인,마케터 등 다양한 관련자들이 CES를 찾아 최신 정보를 찾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시도한다. CES는 최소한 1년에서부터 3~5년후 세계 IT시장 트렌드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경우에 따라 기존 판도를 확 바꾸놓을 수 있는 제품이나 기술이 등장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CES는 규모가 워낙 방대하여 어떤 사람이라도 숲과 나무를 골고루 보기가 쉽지 않다. 개별 관심 분야 나무를 찾아보면, 숲을 놓칠 수 있고, 큰 흐름만 보면 진주와 같은 보석을 놓치기 십상이다.

조선비즈 연결지성센터는 매년 CES 현장에 등장한 기술과 제품 트렌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고급 리포트를 제작하고자 한다. 새로운 리포트는 전체 숲의 모양을 보여주면서, 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혁신의 씨앗을 놓치지 않는 리포트를 지향한다.

CES에서 숲과 나무를 보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입구. LG전자는 부스 벽면 하나를 거대한 3D TV로 만들어놓았다. 화면의 수컷 사자는 금방이라도 화면에서 튀어 나올 듯이 기지개를 편다. 센트럴홀 가운데엔 삼성전자가 자리잡고 있다. 벽을 가득 메운 커브드(curved·곡선) TV 수십 대에서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보느라면 예술의 전당이 따로 없다.

한국기업의 위용은 그 정도다. 중소가전업체 모뉴엘이 현지 호평 속에 ‘메이드인 코리아’의 체면을 살려줬을 뿐, 참가 업체수로 보면 일본과 중국에 밀린다. 파나소닉과 소니·샤프·니콘 등 가전 제왕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업체들은 센트럴홀 나머지 명당 자리를 차지해 부스를 설치했고, 하이얼·TCL 등 중국업체들도 줄지어 신제품을 뽐내고 있다.
노스홀로 가면 이곳이 자동차 전시회인지 가전업체 전시회인지 헷갈린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도요타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을 쥐고 흔드는 보쉬와 델파이도 만난다. 사우스홀엔 게임, 디지털헬스 등 희한한 물건들이 많다.

소비자가전협회(CES)는 세계 3대 정보기술(IT) 전시회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가전협회(CEA)에 따르면 지난 7일 개막해 10일까지 열린 올해 CES는 역대 가장 많은 32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전시장 규모는 200만평방피트로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지난해의 192만평방피트를 넘어섰다. 올해 방문객 수도 지난해 150개국, 15만3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14를 찾은 한국 기자도 줄잡아 100명이 넘는다. 예년보다 취재 경쟁이 치열했던 이유는 IT 기자 뿐만 아니라 자동차 기자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CES 2014에는 역대 최다인 9개 완성차 업체가 참여해 뉴스꺼리를 쏟아냈다.

전시 제품 특성을 살펴보니 

방대한 품목과 쏟아지는 정보 때문에 CES 2014를 한 눈에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CEA 분류에 따르면, 무선 및 무선 디바이스 관련 참가업체가 1490개로 가장 많았고 생활가전(1376개), 오디오(1196개), 컴퓨터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가 994개, 커넥티드 홈 제품이 992개로 그 뒤를 이었다.

무선 제품이 많았다는 것은 아이폰 등장 이후 모바일 시대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커넥티드홈 분야 출품수가 톱 5에 오를 정도로 많았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스마트홈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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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군으로 나눠 보라

CEA의 16가지 분류가 복잡하다면 다음과 같이 단순하게 구분해보는 것도 CES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방법이다. CES엔 3가지 종류의 기업이 있다. 전통적으로 참가하는 업체(제1군), 새롭게 참가하는 업체(제2군), 참가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떨치는 업체(제3군).

제1군은 TV, 카메라, 비디오 등 가전 업체들이 꼽힌다. 완제품 생산업체로 주로 아시아 기업이 많다.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일본의 파나소닉, 소니, 중국의 하이얼, 레노버 등이 대표 주자다.

제2군은 정보기술(IT) 부품 업체들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인텔, 퀄컴, 엔디비아, 시스코,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참여했다. 최근 CES에 참여하는 IT 부품업체가 늘고 있다.

제3군은 CES에 직접 부스를 만들지 않았지만, CES에 영향을 미치는 업체들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다. 최근 출시한 가전 제품과 소형 기기들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거나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와의 연동된다. 또 페이스북과 아마존 킨들(이북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3군은 미국 기업들이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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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의 비중이 커지고 3군과 결합한 제품이 늘면서 CES의 세대 교체 바람도 거세다. 가전 제품의 컴퓨터화, 소프트웨어화가 심화하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CES에 등장한 자동차업체들도 칩을 탑재하고 운용체제(OS)를 구동하며 앱으로 주차하는 등 2군과 3군 제품과 결합한 기능을 강조했다.

한국 기업은 대체로 TV와 휴대전화 등 완제품을 만드는 1군,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일부 부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2군에 속한다. 그러나 완제품 영역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으며 부품 분야도 역시 미국 및 일본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물론 미국 업체들이 독주하는 3군의 영역은 한국 기업이 거의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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