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KAIST교수, “뇌는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기계다”

류현정 조선비즈 기자 dreamshot@chosun.com
박하늘 조선비즈 인턴기자 techcho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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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KAIST 교수/사진=최지웅 연결지성센터 연구원

“뇌는 우리의 선택을 정당화하는 기계다.”

29일 조선비즈 연결지성센터에서 열린 위비클럽 토크 콘서트에서 김대식 KAIST 교수는 “우리는 사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선택을 하는데, 뇌는 이런 선택을 정당화하는 스토리를 만들어내 마치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독일 막스플랑크 뇌연구소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KAIST에서 뇌공학, 인공지능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이번 위비클럽 토크 콘서트 주제는 ‘21세기 뇌를 점령하면 미래가 보인다’.

김 교수는 “우리 두뇌는 그동안 축적한 정보와 새롭게 들어온 정보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정보를 버린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커피 2잔을 두고 하나는 가격을 2000원, 다른 하나는 4000원이라고 붙여 놓았다고 치자. 우리 뇌는 ‘비싸면 좋은 제품’이라는 기존 정보에 맞춰 4000원 커피를 2000원 커피보다 맛있다고 인식하고 사실 커피 맛이 똑같다는 미각 정보는 버리게 된다는 것.

김 교수는 시간에 관한 착시 현상에 대해서도 현대뇌과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누구나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낀다”면서 “어릴 때는 뇌(해마)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많은 반면, 나이가 들수록 뇌의 기능이 떨어져 정보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장되는 정보도 적고 세상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현대 뇌과학은 어느 수준까지 왔을까. 김 교수는 “뇌의 오작동으로 발생하는 질병의 원인을 찾을 수 있고 뇌파 패턴 분석을 통해 사람의 행동까지도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뇌파의 패턴은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기 때문에 이 패턴을 분석하면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도 있다는 것.

김 교수는 “구글은 뇌파 패턴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브레인 리딩(brain reading)’에 나섰다”면서 “뇌파 패턴을 다른 뇌에 주입하는 ‘브레인 라이팅(brain writing)도 가능한데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실험이 쉽지는 않다”고 했다.

뇌파 패턴을 분석하면, 상대방의 통장 비밀번호도 알아 낼 수 있다. 의미있는 숫자와 없는 숫자를 보여줬을 때 나타나는 뇌파 차이를 이용하면 비밀번호를 해킹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질병도 뇌에서 만들어지고 인간의 행동도 뇌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은 각각 뇌과학 관련 프로젝트에 3조원, 1조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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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KAIST 교수와 이지훈 위클리비즈 편집장이 대담하는 모습/사진=최지웅 연결지성센터 연구원

강연 이후 김대식 KAIST 교수와 이지훈 위클리비즈 편집장의 대담이 이어졌다. 이 편집장은 “각자의 뇌가 스스로를 정당화하기만 한다면 다른 사람과의 타협은 불가능한 것인가”고 묻자, 김 교수는 “‘결정적 시기(대체로 생후 10~15년)’에 좋아하는 음식 등이 결정되고 뇌가 굳어서 선호는 변하지 않지만, 이념이나 지식은 결정적 시기 이후에 습득하는 것이므로 타협이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담에 이어진 청중 질의 응답 시간에서는“사람에게 적성이 있는가”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치매 예방 방법은 있나”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 교수는 “인간의 지능은 거의 유전에 의한 것으로 적성도 유전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릴 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중들과의 질의응답이 끝난 이후에는 강연장에서 즉석 스탠딩 파티가 이뤄졌다. 위클리비즈 토크 콘서트는 페이스북 위클리비즈 클럽 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중계가 됐다. 페이스북 위클리비즈 클럽(https://www.facebook.com/groups/webiclub/) 그룹에서 강연 전문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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