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99% 기부’ 저커버그, 자선재단 아닌 일반 회사 고집하는 이유는

31세 거부(巨富)의 약속, 기부 방식도 파괴시킬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의 기부 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가 보통 자선가들처럼 비영리 재단이나 자선 단체를 설립하지 않고 유한책임회사(LLC)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딸 출산을 기념해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Chan Zuckerberg Initiative)’를 만들어 자신의 회사 지분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 페이스북 페이지

▲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 페이스북 페이지

챈-저커버그 이니셔티브가 LLC라는 점이 알려지자, 기부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미국 연방법에 따라 매년 기부금의 5% 이상을 자선 목적으로 사용해야 비영리기관과 달리 LLC는 맘대로 기부액을 조절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LLC는 한마디로 ‘보통 회사(ordinary company)’와 같다”고 보도했다.

빅터 플레이처 샌디에이고 대학 교수는 “LLC는 일반 기업처럼 투자와 기부를 할 수 있는데, 저커버그 부부는 구체적으로 얼마를 기부할 지 밝히지 않았다”면서 “그들의 기부는 (법적 효력이 없는) 약속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3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논란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그는 “자선 재단을 세우면 즉각적인 세금 혜택을 받지만, LLC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그러나 비영리기관보다 일반 회사에 기부하는 것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사명을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자선 사업에도 ‘효율’과 ‘경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LLC는 투자 활동을 할 수 있고 정치 논쟁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이익을 창출 자선 범위를 더 넓힐 수도 있다”고 덧붙였고 또 ‘세금 회피용(Zero Tax)’이 아니냐는 댓글에 대해선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시키지 말라”는 추가댓글을 달았다.

저커버그 부부는 지난 2010년 미국 공립학교에 교사 수준을 높이기 위해 ‘뉴어크 공립학교 시스템’에 1억달러(약 1157억6000만원)를 기부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이 때 실패 경험이 LLC 설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저커버그 부부가 LLC를 설립해 자선활동의 의사 결정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비영리재단이나 자선단체와 달리 LLC는 정치적 로비를 할 수 있고 투자할 때 정부 규제가 적으며 민간 기업과의 조인트 벤처(합작회사) 설립이 쉽다. 자선 활동이 곧 이익이 되는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 매년 5% 이상 자선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자선단체의 ‘5% 법’도 피할 수 있다.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프리실라 챈 부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프리실라 챈 부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류현정 기자·고성민 인턴기자 techcho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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