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맨 칼럼] 사진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우병현 기자

우병현 기자

약 2년 전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에 서울 종각에서 출발해 서울을 걷고 있다. 처음에 2명이 시작했으나 페이스북을 통해 조금씩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워킹서울 Walking Seoul’이라는 걷기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매주 토요일 꼬박꼬박 벗들과 함께 걷다보니 추억거리를 많이 얻었고, 참여한 사람끼리 정(情)도 두터워졌다. 또 워킹서울 송년회 모임은 연말의 중요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송년회 모임을 준비하면서 1년 동안 찍은 사진을 살펴보면서 슬라이드를 만들기로 했다.

▲구글플러스 사진앨범기능을 활용해 커뮤니티활동 사진첩을 만드는 모습

▲구글플러스 사진앨범기능을 활용해 커뮤니티활동 사진첩을 만드는 모습

 

하지만 컴퓨터를 통해 사진 자료를 보면서 한숨을 크게 쉬었다. 1년 동안 매주 토요일 함께 서울안팎을 걸으면서 아이폰으로 촬영한 사진이 수만 장에 이르렀다. 스마트폰에 담은 사진은 구글플러스 사진 자동백업기능을 이용하여 웹앨범에 부지런히 올려 사진을 모으는 것 까지는 잘 했다. 하지만, 그 때 그 때 사진을 분류하거나 사진에 검색에 필요한 제목을 붙이는 일은 생략했기 때문에 막상 작업을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먼저 수만 장의 사진을 분류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일이 머리를 아프게 했다. 구글플러스 사진 앨범의 기본 분류는 날짜별 앨범이다. 같은 날 가족사진을 비롯해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사진과 회사 또는 커뮤니티 활동을 찍어 공유가 필요한 사진을 모두 하나의 앨범에 있었다.  분류에서 두 번째 어려운 과제는 재활용도가 높은 사진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각종 증명서 사진, 웹사이트에 올리기 위해 촬영한 사진 등은 재활용도가 높은 사진인데, 수만 장의 사진 속에서 원할 때마다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너무 많고 다양한 사진을 개인들이 생산하면서 개별 사진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 또 디렉토리와 같이 기초적인 분류기법도 사진 관리에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 단연코 사진 콘텐츠 생산량이 가장 많다. PC시대에는 이메일, 메시지, 워드프로세스 등 텍스트 콘텐츠의 생산량이 다른 콘텐츠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그러다가 고화질 디카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진콘텐츠가 텍스트와 동영상 콘텐츠 생산량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이 타임라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사진 콘텐츠가 디지털 시대 중심 콘텐츠임을 알 수 있다. 수 천년 후에 현재 지구촌 사람들의 일상사를 가장 잘 담은 역사 기록이 아마도 스마트폰 소유자가 매일 생산하고 있는 사진 콘텐츠가 될 것이다.

사진 콘텐츠가 보편적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것은 카메라 기능을 전화 기능에 합치고, 필름을 없애버린 디지털 기술덕분이다. 특히 필름을 갈아 끼울 걱정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관광지에서 집에서 사진을 수시로 찍어댄다. 오죽하면 셀카봉이라는 새로운 도구가 단 1년만에 전세계에 동시에 보급됐을까.

그러나 손쉬운 사진 콘텐츠 생산환경은 새로운 부작용을 낳았다. 매년 1인당 수 만장씩 생산한 사진 콘텐츠를 제대로 활용하는데 필요한 도구가 낙후돼 있다. 사진을 분류하는데 필요한 정보는 위치정보, 촬영날짜, 사람 얼굴 정도다.

이제는 자신이 생산한 콘텐츠 보관과 활용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현재 사진 검색에 필요한 정보 수준으로는 수 만장 속에서 필요한 사진을 검색해서 즉시 사용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진에 검색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자동으로 붙이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른 시간 안에 획기적인 사진 분류기술을 개발한 회사가 반드시 등장할 것이다.

우병현 기자 pen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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