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아마존 2014]⑥ 이윤 없는 성장 논란

2014년 아마존은 스마트폰, 콘텐츠, 식료품 등 새로운 사업분야에 엄청난 금액을 투자했다. 게임 스트리밍 업체 ‘트위치’ 인수에 쏟아부은 돈은 1조원에 달한다. 엔터테인먼트 시장까지 넘보는 아마존의 거침없는 행보에 월가의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다.

2014년 들어서 월가 투자자들은 아마존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터뜨리고 있다. 매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0원’에 가까운 수익을 발표한 아마존에 대해 월가 투자자들은 ‘성장은 하지만, 수익은 내지 못하는 기업’,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 폭발적 성장에도 수익은 0, 투자자 불만 커져

 

▲아마존 설립부터 지난해까지 매출 및 순익 추이. 폭발적 매출 성장에도 순익은 제자리걸음이다/그래픽=이인행 인턴기자

▲아마존 설립부터 지난해까지 매출 및 순익 추이. 폭발적 매출 성장에도 순익은 제자리걸음이다/그래픽=이인행 인턴기자

1994년 설립된 아마존은 지난 20년간 의미있는 수익을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매출은 1995년 51만달러(약 5억6430만원)에서 2013년 744억달러(약 83조2360억원)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지만 매년 순이익은 바닥을 맴돌았다.

지난 3분기 아마존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많은 4억2700만달러(약 44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도 큰 규모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약 20% 늘어났지만 파이어폰을 비롯한 신규 사업 및 서비스 투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수익을 내기는커녕 전자기기와 콘텐츠, 식료품 등 갖가지 사업에 천문학적 투자를 이어가는 아마존에 대해 투자자들은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성장은 그만하면 됐으니 이제 수익을 내서 주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포브스(Forbes)는 2014년 8월 13일자 기사에서 “아마존은 지나친 사업 확장으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제프 베조스 CEO가 이제는 보이지 않는 먼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보다 현실 세계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을 내기를 원한다”고 평가했다. 그렇지 않으면 월가의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였다.

아마존 주가가 과대 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인 투자 자문 사이트 모틀리풀(MotleyFool)은 “전통적인 주가수익 비율(P/E Valuation)에 따르면 아마존 주가는 이익에 비해 374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경쟁 업체인 이베이의 주가수익 비율이 25 정도이고 알리바바와 애플, 구글이 13~14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해 너무 높다”고 분석했다.


◆ 돈 벌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갈수록 경쟁 치열

 

아마존은 지난 2006년 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시작했다. 저럼한 요금과 사용자 편의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한 AWS는 서비스 출시 8년이 지난 현재까지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미국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클라우드서비스 시장에서 아마존의 점유율은 2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MS가 10%, IBM이 7%, 구글이 5%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2013년 AWS 매출은 전년보다 80% 이상 증가한 약 30억달러(약 3조3210억원)였다.

가트너는 AWS가 1위를 지키고 있는 비결을 “본업인 인터넷 쇼핑몰에서 성공한 원칙인 박리다매와 고객 요구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적용한 것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AWS 가격 인하 추이

▲2008년 이후 아마존웹서비스(AWS) 가격 추이/표=이인행 인턴기자

문제는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IT 기업 앱제로(AppZero) 그렉 오코너 CEO는 “클라우드 서비스 요금이 매 3년마다 50%씩 줄어들고 있다”며 “이를 ‘베조스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어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사설 클라우드 시설을 유지하는 것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2014년 현재 AWS 이용 요금은 지난 3년전 단위용량 당 0.41달러의 절반 수준인 0.21달러로 떨어졌다. 6년 전 0.8달러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간 가격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 3월 구글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을 32% 할인한다고 밝힌 바로 다음날 아마존은 43번째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여기에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을 아마존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혀 치열한 가격 전쟁을 예고했다.

오코너 CEO는 “요금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저(低)부가가치 사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차리타 물푸루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유통 등 다른 사업에서 입은 손실을 광고, 멤버십 회원제(프라임) 그리고 AWS에서 나는 수익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의 거침없는 투자의 원동력이었던 AWS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아마존 실적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아마존 쇼핑몰의 우대 회원제인 프라임의 수익성도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아마존이 프라임 제도 덕분에 빠르게 성장했다는 분석이 많았으나, 최근엔 이틀 내 배송, 콘텐츠 제공 등 프라임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아마존이 너무 큰 비용을 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폴라 로젠블럼 RSR 리서치 매니징 파트너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아마존 프라임의 사업 모델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서 “아마존은 항공 배송을 너무 많이 이용하는데, 운송비를 절감할 방법을 모색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마존은 자신만만…“성장 기조 바꿀 계획 없어”

 

여러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은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자신들은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성을 안겨주는 대신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의 물품을 제공하는 식으로 혜택을 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방법으로 몸집을 키워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앤디 제시 AWS 부사장은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어떠한 경쟁 압박도 없는 상황에서 (AWS 가격을) 인하해왔다. 보여주기식 가격인하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비용 구조 효율이 높아질 때마다 그 절감분을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이란 혜택으로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낮은 가격을 통해 확보한 많은 사용자들을 자사 플랫폼과 서비스에 묶어두고 더 많은 단말기를 팔 수도 있다. 아마존이 ‘파이어폰’ 이용자들에게 무제한 클라우드 저장용량을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냅킨에 그린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 성장 모델. 성장을 통해 더 낮은 가격 구조와 낮은 가격으로 고객의 경험을 좋게 하면, 쇼핑몰에 트래픽이 몰리고 판매자들이 아마존을 더 많이 선택함으로써 고객 경험이 더욱 좋아진다는 내용이다. ‘이윤’ 항목은 없다/그래픽 = 김나영인턴기자

아마존 수익이 0에 수렴하고 있는 것도 아마존의 사업 운영이 미숙하거나 비효율적이라기 보다는 아마존 스스로 수익을 0에 맞추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회사 내부 자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회원 제도도 결국 아마존의 성장과 이윤을 이끌 수 있는 무기라고 본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현재 27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타 소비자보다 아마존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미국 경제지 마켓워치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은 절대 다른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옮겨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아마존은 외부에서 자금을 구할 필요 없이 내부에서 발생되는 현금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주주들의 목소리에 신경쓰지 않고 새로운 영역에서 실험을 계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파이어폰과 같은 실패 또한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전문매체 쿼츠는 “베조스 CEO는 회사 내부의 이윤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기회의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아마존에 투자하는 것은 베조스 CEO가 상거래 시장의 구조를 아마존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브스 또한 “아마존은 사내 이익을 남김없이 투자해 이윤을 내지 않음으로써 원래 내야 할 것보다 적은 세금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존에서 킨들 핵심 개발자였던 제이슨 머코스키(Merkoski)씨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월가가 아직 제대로 아마존을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월가는 ‘월마트’나 ‘K마트’처럼 그냥 꾸준히 수익을 내기를 원할 뿐”이라면서 “그러나 아마존은 우물 100개를 파면, 50개는 실패하고 40개는 그저 그런 결과를 보여주고 나머지 10개가 향후 20년을 먹여 살릴 이익을 내는 새로운 형태의 회사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류현정 기자 dreamshot@chosunbiz.com
/이인행·김나영 인턴 기자 techch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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