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맨 칼럼] 베조스의 WP 첫작품

우병현 기자

우병현 기자

워싱턴포스트가 11월 20일 새로운 뉴스앱을 선보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2013년 8월에 인수한지 1년 3개월만에 베조스의 생각을 담은 첫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새로운 앱은 몇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아마존 브랜드를 단 킨들 파이어(kindle fire) 계열 태블릿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앱이다. 킨들파이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픈소스를 활용해 만든 아마존 독자 태블릿이다.

▲킨들파이어HDX7에 워싱턴포스트 뉴스앱을 실행하여 디지털 신문을 보는 모습

▲킨들파이어HDX7에 워싱턴포스트 뉴스앱을 실행하여 디지털 신문을 보는 모습

둘째, 오전 5시에 한번, 오후 5시에 한번 1일 2회 앱 내용 전체를 업데이트 함으로써, 마치 조석간 신문을 찍어 독자에게 배달해주는 듯한 느낌을 구현했다. 또 UI 측면에서 메인 페이지를 없애고 ‘Top stories’ ‘Around the world’ ‘Politics & Power’ 등 섹션을 상단 메뉴바에 나란히 배치하는 등 신문을 넘겨보는 느낌을 최대한 구현했다.

앱을 킨들파이어에 다운로드받아 사용해보니, 다른 언론사 뉴스앱이 웹사이트나 매거진에 특화된 UI와 달리 종이 신문을 넘겨보는 듯이 전체 콘텐츠를 둘러볼 수 있었다. 개별 콘텐츠는 제목, 본문, 그래프, 동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편집하고 아래로 스크롤하면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제프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이후, 여러차례 종이신문을 보는 의식(Ritual)의 회복과 종이신문을 보는 이득중의 하나인 우연성(Serendipity)을 디지털 세계에서도 구현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뉴스앱은 베조스의 그런 생각을 담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셋째, 워싱턴 지역 뉴스는 메뉴에서 빼고, 미국의 전국 뉴스와 국제 뉴스 중심으로 콘텐츠를 꾸몄다. 포스트가 과감하게 지역 뉴스를 뺀 것은 광고 수익과 아마존 독자층과 밀접하다.

즉, 아마존 킨들 파이어를 구매한 아마존 가입자들은 미국 전역에 걸쳐서 거주하고 해외에서 거주하는 가입자들도 많다.(약 2200만대 판매 추정) 이들은 워싱턴 지역 뉴스보다 미국 전국 뉴스와 해외 뉴스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또 지역 뉴스를 앞세워 지역 소규모 광고를 유치해 종이신문을 유지했으나, 인터넷으로 지역 광고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도 지역 뉴스를 배제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마지막으로 워싱턴포스트는 가격 정책에 대해 6개월 동안 앱을 무료로 뿌리고, 6개월 후에 앱 자체는 1달러, 월 3~5달러에서 구독료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의 새로운 앱에 대해 미국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북미시장에서 애플아이패드가 70% 태블릿 시장을 차지하고 있으나, 킨들파이어가 20% 안팎에서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킨들파이어 사용자의 경우 아이패드사용자에 비해 주기적으로 텍스트를 읽는 사람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도 새 뉴스앱의 미래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킨들파이어 전용 뉴스앱의 또 다른 희망은 킨들파이어사용자들이 아마존의 원클릭 결제수단에 묶여 있어 뉴스앱을 유료화할 경우 구매희망자들을 쉽게 결제까지 유도할 수 있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 샤이레쉬 프라카쉬(Shailesh Prakash) 디지털프로덕트 개발담당 부사장은 킨들파이어용 뉴스앱 출시에 대해 “실험이며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앞으로 아이패드 등 다른 태블릿과 스마트폰에도 베조스의 전략을 구현한 앱을 차례로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워싱턴포스트는 뉴스룸 인력도 베조스가 인수한 이후 700명까지 보강했다.

/우병현 기자 penman@chosunbiz.com

0 Comments

No comments!

There are no comments yet, but you can be first to comment this article.

Leave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