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아마존 2014]④ 모든 것을 다 팝니다? 모든 것을 결제합니다

아마존하면 떠오르는 것이 ‘쉽고 빠른 결제’다. 1999년 아마존은 ‘원클릭 쇼핑(1-Click shopping)’으로 특허를 받고, 간편한 결제시스템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잡았다. 원클릭 쇼핑 시스템은 한번 아마존에 결제 정보를 입력한 소비자가 다음부터 클릭 한번만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 아마존은 이 원클릭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 다양한 전자 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2013년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Login and Pay with Amazon)’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4년에도 ‘아마존 월렛(Amazon Wallet)’, ‘로컬레지스터(Local Register)’를 선보이며 전자 결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새 수익원을 찾기 위해 전자 결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온라인 상거래 부문이 과거보다 성장하기 어려운 지점에 도달했다”며 “아마존의 전자결제 시장 진출은 새 수익원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매출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둔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아마존 전자상거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어나는데 그쳤다. 작년 상반기 아마존은 전년보다 매출이 11.1% 늘어났다.

 

◆ 다른 쇼핑몰에서도 ‘원클릭’ 결제를,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

▲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Login and Pay with Amazon)’/사진=아마존

▲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Login and Pay with Amazon)’/사진=아마존

아마존은 2013년 10월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 서비스를 출시해 웹 결제 시장에 진출했다.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은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페이 위드 아마존’ 버튼을 누르고 아마존 계정으로 로그인만 하면 카드 번호 등 결제 정보 입력 없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네이버 체크아웃’이라는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마존은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 서비스에 막대한 사용자 기반과 높은 신뢰도를 더해 웹 결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다른 쇼핑몰에서도 아마존 특유의 ‘원클릭’ 결제 방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인들과 소비자에게 가장 큰 매력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결제하기도 편리하다.

지금까지 수천여개 온라인 쇼핑몰에서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 서비스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반응이 좋자 아마존은 최근 유럽 지역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이 서비스를 통해 아마존이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상거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그인 앤 페이 위드를 이용하는 소매업자들의 평가도 좋다. 아마존과 제휴를 맺은 유럽 의류 소매업체 올세인츠(All Saints)는 “‘로그인 앤 페이 위드 아마존’을 이용하고 속도·편리성이 크게 올랐다”며 “구체적으로 웹사이트 방문률은 34%, 주문건수는 15%가 늘었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용 전자지갑 ‘아마존 월렛’

▲ 아마존의 스마트폰 전자지갑 ‘아마존 월렛(Amazon Wallet)’/사진=아마존

▲ 아마존의 스마트폰 전자지갑 ‘아마존 월렛(Amazon Wallet)’/사진=아마존

웹 결제에 이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나서는 아마존의 무기는 스마트폰용 전자지갑 ‘아마존 월렛’이었다. 2014년 7월 아마존은 파이어폰 출시를 3일 앞두고 아마존 월렛 앱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아마존 월렛 앱은 파이어폰에는 기본으로 설치돼 있으며 아마존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iOS용 앱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이용자들은 아마존 월렛 앱에 포인트카드나 기프트카드를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다.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해 스캔하면 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 내 70여개 소매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아직까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활용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아마존 월렛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미 아마존은 자사 홈페이지에 월렛 페이지를 따로 두고 회원들이 자신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등록해 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WSJ는 “아마존 월렛 앱은 파이어폰을 모바일 계산대로 만들려는 아마존의 야망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디지털 월렛 시장 자체가 활성화하지 않았고 경쟁자도 많다. 구글, 페이스북 등 디지털 월렛에 도전했던 수십개 기업들은 대부분 제휴 가맹점 부족 문제로 이용자층을 늘리는 데 실패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마존이 월렛을 통해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거둘 것은 많다. 아마존은 이용자들이 월렛 앱을 사용할 때마다 수집되는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여러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 모바일 신용 카드 결제기 ‘로컬 레지스터’

▲ 아마존의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 ‘로컬 레지스터(Local Register)’/사진=조선DB

▲ 아마존의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 ‘로컬 레지스터(Local Register)’/사진=조선DB

아마존은 2014년 8월 ‘로컬 레지스터’를 출시하며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로컬 레지스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전용 앱과 카드 리더기를 통해 신용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마존은 페이팔, 스퀘어 등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에서 경쟁사들보다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14년 10월 안으로 아마존에 서비스를 등록한 상점은 2016년 1월 1일까지 1.75%의 수수료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이는 경쟁사인 스퀘어(2.75%)나 페이팔(2.7%)보다 약 1% 가량 낮다. 10월 이후 등록한 상점도 경쟁사들보다 낮은 2.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로컬 레지스터에 등록한 상점들은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무료 이틀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로컬 레지스터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카드 리더기를 대당 10달러(약 1만원)에 사야한다. 그러나 아마존은 첫 10달러의 수수료를 사용자 계좌로 환불해 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리더기를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전용 앱도 역시 무료다.

2013년 12월 이탈리아 모바일 결제 업체 고파고(Gopago)의 기술·인력 부문을 인수하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 진출 준비를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수수료가 낮아 아마존이 그 자체로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로컬 레지스터 이용자들이 내는 수수료보다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나 오프라인 상점의 결제 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로컬 레지스터와 자사 소셜커머스 서비스 ‘아마존 로컬’을 연계하거나 로컬레지스터 등록 상점에게 도매로 물품을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로컬은 지역 상점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할인 판매하는 일종의 소셜커머스 서비스다. 현재 뉴욕을 포함한 미국 10개 주 30개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와 아마존 로컬 서비스가 결합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역 상점들이 아마존 고객들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아마존이 인수한 고파고는 사용자가 제품을 우선 주문·결제한 다음, 나중에 매장에 가서 제품을 수령하는 기술도 가지고 있어 그 가능성이 주목된다.

포브스는 “앞으로 아마존의 고객들은 간편한 ‘원클릭’ 결제만 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소매 상점에서 상품을 받아오거나 우버처럼 고객 차량의 위치를 파악해 상품을 배달하게 될 지도 모른다”며 “아마존의 새로운 서비스 이름이 ‘지역 회원 가입(Local Register)’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 “로컬 레지스터에서 결제된 돈은 다음 영업일에야 판매자의 계좌로 입금되지만, 아마존 온라인 상점에선 바로 이용할 수 있다”며 “소매 상인들로 하여금 로컬레지스터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아마존에서 도매 물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해 지역 상점들을 아마존 물품의 공급 체인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이 로컬레지스터를 통해 수집한 오프라인 상점의 결제 정보를 전자상거래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새 수익원을 모색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브라이언 예거(Bryan Yeager) 이마케터(eMarketer)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거래의 90% 이상은 오프라인에서 일어난다”며 “아마존이 오프라인 상점의 결제 정보 통해 소비자 행동에 대한 통찰력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마존, 전자 결제 시장 도전은 계속된다

아마존은 로컬 레지스터, 아마존 월렛 외에도 새로운 결제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따르면 아마존은 하드웨어 연구소 랩126에서 지문을 비롯한 생체 인식을 통한 결제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모바일 결제 사업 확대를 다각도로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로컬레지스터와 아마존 월렛을 연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브라이언 로에밀리(Brian Roemmele) 퍼스트 아메리카 카드 서비스(1st America Card Service) CEO는 “아마존이 월렛 앱을 통해 로컬레지스터를 이용하는 상점에서 원클릭 결제가 가능하게끔 하려 한다”며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가 단순히 모바일 카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 뿐 아니라 아마존의 상품 판매 기반을 넓혀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마존의 결제 정보 수집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마존이 소상인들의 결제 정보를 이용해 자사 사이트 상품 판매를 늘리는 것이 결국에는 소상인들의 사업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매 컨설턴트 맥스 골드버그(Max Goldberg)는 “소매상들이 로컬 레지스터를 사용한다는 것은 아마존이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귀중한 원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제이슨 리첼슨 숍킵(ShopKeep)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소상인들이 무엇을 판매하든지 아마존은 같은 물건을 더 싸게 판매할 수 있다”며 “로컬 레지스터는 소상인들의 상점 속으로 파고들어 사업과 소비자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아마존에게 제공하는 ‘트로이의 목마’”라고 말했다.

 

/유진우 기자 ojo@chosun.com

/이인행·김나영 인턴기자 techch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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