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대중화 20년](7) 포털 공화국을 연 새 리더십 이해진 네이버 의장 ③

▲ 현재 네이버 뉴스 서비스인 ‘뉴스스탠드’ 첫 화면. 사용자가 설정한 언론사 뉴스가 가판대에 올라와 있다. 뉴스 제목보다는 매체명이 부각되는 게 기존 ‘뉴스캐스트’ 모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방식으로 뉴스를 공급했을 때 각 신문사는 편집 인력을 상당히 중요시 생각했어요. 그런데 ‘뉴스스탠드’로 바뀌면서 신문사들은 편집 인력을 최소화할 수 밖에 없었어요. 뉴스스탠드 이후에는 기사에 제목을 다는 편집 인력이 아니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대응해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생겼지요.”

“네이버 뉴스 정책이 바뀔 때마다 편집국이 한바탕 소동을 겪은 일이 많습니다. 2006년말 네이버에 아웃링크가 막 생길 때였습니다. 해당 뉴스 밑에 전혀 관련없는 자극적인 뉴스 제목 링크를 대여섯개 다는 것이 일반화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뉴스 사이트 트래픽이 확 뛰었기 때문이에요.”

1998년 출범한 네이버는 2005년부터 국내 인터넷 업체 1위 자리를 10년째 지키고 있다. 네이버가 뉴스 정책을 바꿀 때마다 각 언론사 경영진은 새 정책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온라인 편집 담당자들도 이 때 전략과 대책 마련에 가장 분주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네이버가 각 언론사 사이트의 트래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 인터넷 대중화 20년은 포털이 국내 언론 환경의 절대적 변수로 떠오르는 과정이었다.

 

◆ 포털로 뉴스 소비 대이동… 언론사와의 갈등

2000년 5월 네이버는 15개 신문사 및 통신사의 뉴스를 통합 검색할 수 있는 ‘네이버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 초기 시절 국내에서는 검색 엔진을 돌려도 결과로 노출할 웹문서가 별로 없었다. 네이버 측은 “척박한 웹 문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가 담긴 뉴스는 마르지 않는 ‘정보의 샘’과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뉴스 편집’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언론사가 뉴스를 공급하는 시간 순서대로 뉴스를 나열해 보여주는 식이었다. 그런데 당시 1위 사업자였던 야후코리아는 국내외 최초로 포털에서 뉴스를 편집해 보기 좋게 보여줬다. 당시 최휘영 야후코리아 뉴스 팀장은 “뉴스를 편집해서 보여줬더니, 클릭 수가 몇 배씩 뛰었다”고 회고했다고 한다.

네이버도 뉴스 편집을 홈페이지에 활용하는 야후코리아의 모델에 주목한다. 네이버는 뉴스팀을 꾸려 2001년 9월부터 메인 페이지에서 뉴스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포털 서비스에서 뉴스는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네이버는 2002년 12월 야후코리아 뉴스 팀장이었던 최휘영씨를 기획실장으로 영입한다. 그는 네이버에 뉴스팀을 꾸려 언론사가 전송하는 기사를 직접 편집해 제공하는 모델을 진두지휘하고 2004년부터 네이버 대표에도 오른다.

각종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포털 뉴스 서비스의 영향력은 커졌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는 2001년 ‘9·11 테러’, 2002년 월드컵 같은 스포츠경기 등을 속보 위주로 편집해 크게 인기를 얻었다. 2002년 대통령 선거와 효순·미선 사건 등도 포털에서 화제가 된 뉴스였다. 이런 분위기에 네이버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았던 조선일보도 2003년 5월부터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게 된다. 네이버는 검색 수요 급증, 카페와 블로그의 성공 등에 힘입어 2005년 6월 순방문자수(UV) 기준으로 메인 뉴스서비스에서 다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와 구글 뉴스 서비스는 다르다. 구글은 뉴스에 대한 검색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콘텐츠 대가를 주지 않는다. 루퍼트 머독이 ‘기사 도둑’이라고 언급할 만큼 구글 방식에 대한 논란도 많다. 네이버는 콘텐츠 대가인 전재료를 언론사에 줬다. 일부 매체에 대해서는 구글처럼 검색 제휴만 한다.

네이버는 전재료를 제공한 언론사 뉴스는 네이버 서버에 데이터베이스(DB)로 저장하고 ‘인링크(inlink)’ 방식으로 뉴스 서비스를 했다. 사용자들이 네이버 안에서만 뉴스를 소비하도록 했기 때문에 언론사 닷컴 사이트의 트래픽이 크게 감소했다.

2005년부터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사와 포털 사이의 갈등이 불거졌다. ‘포털로의 뉴스 집중, 어떻게 볼 것인가’ ‘올바른 포털 저널리즘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인터넷 언론의 현황과 전망’ 등 포털 언론을 둘러싼 각종 토론회도 봇물처럼 쏟아졌다. 언론사들은 포털사가 주는 콘텐츠 대가가 턱없이 낮으며 인링크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해 포털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가운데 포털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언론사가 뉴스 유통에 참여하려는 새로운 시도와 몸부림도 많았다. 2007년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10여개 매체가 주도해 만든 뉴스뱅크가 대표적이다. 언론사가 공동으로 뉴스 아카이브를 구축해 포털과 제3자에 공급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언론사가 뉴스 유통 가치 사슬에 참여하면, 기본 전재료 외에 광고 수익도 나눌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2008년에는 사진과 이미지 공동 아카이브인 뉴스뱅크이미지도 선보였다.

공동 기사 아카이브인 뉴스뱅크는 광고 수익 배분에 대한 포털의 거부감,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등장 등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지만, 뉴스뱅크이미지는 2014년 10월 현재 총 450만컷에 이르는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을 전개 중이다. 박창신 TCN미디어 대표는 “뉴스뱅크는 당초 목적만큼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언론사가 뉴스 유통에 참여하고 수익을 배분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변화하는 네이버 뉴스 정책… 아웃링크부터 뉴스캐스트·뉴스스탠드까지

2006년 12월 1일 네이버는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방식인 ‘아웃링크제’를 도입한다. 언론사의 불만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네이버의 아웃링크는 포털뉴스로 어려움을 겪어 왔던 언론사에 상생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초창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실제 아웃링크 도입에 따라 언론사 홈페이지 방문자수는 급증했다. 웹사이트 순위 집계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006년 12월 언론사 홈페이지 월간 방문자수(UV)는 직전달과 비교해 28% 늘었다. 그렇다고 아웃링크 때문에 네이버의 트래픽이 줄지는 않았다. 네이버의 뉴스 월간 UV는 2000만명선을 유지했다. 아웃링크로 언론사 홈페이지의 뉴스를 읽어도 해당 뉴스 기사 하나만 읽을 뿐 다시 네이버에 돌아와 뉴스를 보는 것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 그래픽=박종규

반면, 언론사들은 ‘아웃링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뷰징’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네티즌이 많이 검색하는 인기 검색어를 기사 본문에 슬쩍 끼워 넣거나 기사마다 자극적인 흥미 기사를 대여섯개 링크로 달아주는 것이다. 2007년 3월 네이버는 각 언론사에 어뷰징 기사 생산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 최휘영 당시 NHN 대표는 2008년 7월 1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는 더이상 메인 화면에서 뉴스 편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2008년 네이버는 다시 한번 대대적인 뉴스 서비스 변화를 예고한다. 2008년 7월 1일 최휘영 당시 대표는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는 네이버 메인 화면에서 뉴스 편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언론사 편집 가치가 이용자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 포털 뉴스 서비스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뉴스캐스트’ 도입 계획을 알렸다.

네이버는 직접 편집하지 않겠다는 방침부터 우선 정해 발표하고 숱한 내부 회의를 거쳐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들어갔다. 당시 홍은택 이사(현 다음카카오 콘텐츠사업총괄 부사장)가 뉴스캐스트 총괄 지휘를 맡았다. 뉴스캐스트의 실제 서비스는 2009년 1월 1일부터 시작했다. 네이버 홈페이지의 뉴스 박스를 언론사가 직접 편집할 수 있게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네이버 뉴스 편집팀이 직접 편집하는 뉴스 박스가 사라지자, 네이버 자체 뉴스 트래픽(인링크 기준)이 약 70%가량 줄어 다음에도 밀렸다. 네이버 뉴스 편집팀들이 상실감에 거의 3개월동안 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외부로 흘러나왔다.

이때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여러분이 우려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절대적인 뉴스 모델이 없기 때문에 이 길도 우리가 가봐야 할 길”이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 직원들을 다독였다.

2007년 매일경제에서 네이버로 합류한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래폼 이사는 “네이버 뉴스 편집팀이 실제로 상실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네이버는 정보로써 뉴스를 제공하기를 원했고, 언론사와 같은 영향력을 가질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트래픽을 언론사에 몰아주는 뉴스캐스트 서비스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리안클릭 자료 기준으로 2200만~2300만명 수준을 유지하던 네이버 뉴스 월간 UV는 뉴스캐스트 시행 이후 1700만~1800만명 정도로 줄어든 데 이어 페이지뷰(PV)는 시행 첫달 13억건 정도로 직전달에 비해 54% 넘게 쪼그라들었다. 언론사의 경우 UV는 28%, PV는 20% 이상 각각 증가했다. 언론사는 방문자수가 급증해 그야말로 ‘트래픽 폭탄’을 맞았다고 할 정도였다. 부랴부랴 서버를 증설하는 언론사도 많았다.

▲ 그래픽=박종규

네이버가 인링크를 아웃링크로 바꾸고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로 넘기는 뉴스캐스트 서비스에 나선 데는 정치 뉴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네이버 안팎의 관계자들은 증언한다. 이 의장은 네이버가 정치적으로 휘말리는 것을 크게 경계했다.

2007년 네이버가 18대 대통령 선거 관련 뉴스의 댓글 차단한 것이 특정 성향의 정치권을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또 2008년 광우병 촛불 집회 사건으로 포털 뉴스에 대한 정치권의 압력도 적지 않았다.

특히 광우병 사태는 네이버가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08년 4월 미국과 쇠고기 협상 타결과 5월 반(反) 정부 성향의 촛불 시위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프리카방송의 도메인 주소가 네이버 뉴스 댓글의 금칙어로 지정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온라인 시위 현장을 중계하던 아프리카를 막은 것은 정부 입맛대로 여론을 조작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불거졌다. 네이버가 오해에 대해 적극 해명했지만, 정치 뉴스에 대한 검색어 순위 조작, 게시물 임의 삭제 등의 의혹도 잇따랐다.

▲ 2008년 6월 8일 저녁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광우병 위험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집회 당시 모습. /조선일보DB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서비스는 4년 만에 막을 내린다. ‘헉’ ‘충격’ ‘경악’ 같은 낚시성 제목으로 트래픽을 유발하려는 언론사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포털 뉴스를 통해 선정적인 뉴스 유통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를 만들어 언론사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정화 작업에 나서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2009년 중반부터 “뉴스캐스트 때문에 네이버를 떠난다” 며 사용자들의 불만이 네이버로 쏟아졌다.

2013년 4월 네이버는 유봉석 이사 지휘 아래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내놓는다. 뉴스스탠드는 언론사 로고만 노출시켜 이용자가 원하는 매체로 가서 뉴스 소비를 할 수 있게 바꾼 것이다.

한 경제신문 관계자는 “뉴스캐스트의 트래픽은 언론사의 노력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건강한 트래픽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뉴스캐스트는 언론사에 트래픽을 제공하는 네이버의 상생 전략이었지만, 언론사들은 네이버가 던져주는 트래픽에 안주하고 선정적인 기사 경쟁에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2000년대 중후반 네이버의 뉴스 전략을 주도했던 최휘영 전 네이버 대표이사와 홍은택 다음카카오 부사장을 접촉했으나, 두 사람은 당시 네이버의 뉴스 전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 정치 이슈와 거리 두기… 스포츠 뉴스 대폭 강화

네이버의 뉴스에 대한 입장은 줄곧 ‘네이버는 미디어가 아니다’였다. 국내 뉴스 유통의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미디어로서의 지위나 권리, 의무 등은 여러가지 논리를 동원해 부정해왔다.

경쟁사인 다음이 ‘미디어 다음’을 표방하고 2004년 12월 온라인 여론 광장인 아고라를 만들며 정치·사회 이슈를 다뤄왔던 것과는 비교된다.

정치 이슈와는 거리를 두고자 했던 네이버의 행보는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07년 ‘네이버 뉴스 2007년 대선 서비스 준칙’에서 잘 드러난다. 당시 네이버는 그해 8월부터 12월까지 정치 기사에 대한 개별 댓글을 없애고 정치토론장으로 일원화했다. 또 9월 중순부터 메인페이지에 후보자별 기사를 노출하지 않는 대신 당명을 게시하기로 했다.

대신 네이버가 신경을 썼던 것은 스포츠 뉴스다. 네이버 스포츠는 실시간 속보부터 분석기사, 경기 기록, 경기 중계와 함께 일정과 경기결과, 하이라이트, 뉴스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서비스한다.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K리그, 대표팀 축구, 해외축구, 농구 등 다양한 종목을 생중계 또는 문자중계로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 이슈 토론방도 활발하다.

2012년 4월부터는 국내포털 최초로 이용자들이 PC에서 화면분할을 통해 한 창에서 최대 4개까지 스포츠 경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통합 생중계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PC와 모바일에 별도로 프로야구 코너를 마련하고 매일 펼쳐지는 프로야구 전 경기를 생중계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 주요 경기 장면을 네이버가 직접 편집을 통해 경기 중에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VOD서비스도 구현했다. 주요 장면과 하이라이트 영상 등이 계속 축적되면서 네이버 스포츠의 인기는 날로 더하고 있다.

2003년 네이버 뉴스팀에 근무했던 A씨는 “스포츠 뉴스를 독립 섹션으로 만들었던 것도 네이버가 처음이었다”면서 “당시 네이버 뉴스 페이지뷰를 보면 50~60%가 연예와 스포츠여서 이쪽을 키우는 것은 당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네이버에서 스포츠 칼럼을 쓰는 전문가들은 사실상 네이버가 키운 기자들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스포츠 실장을 역임했던 이태일씨는 엔씨소프트야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 그래픽=박종규

스포츠 뉴스 분야의 포털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이미 10년 전에 나타났다. 2004년 7월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스포츠투데이, 굿데이 등 국내 5개 신문사는 네이버와 다음 등에 뉴스 콘텐츠 공급을 끊고 KT 계열사 KTH가 만든 포털 ‘파란’에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스포츠 신문사 경영진들은 콘텐츠 독점 공급 대가 월 1억원이라는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포털 후발주자였던 파란과의 독점 계약은 당시 스포츠 연예 뉴스를 주름 잡던 5대 신문사의 발목을 잡았다. 5대 스포츠 신문이 다음, 네이버에 기사 공급을 끊자, 스포츠 연예 뉴스 전문 미디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무주공산이었던 네이버와 다음을 무대로 활약했다. 일간스포츠 출신들이 OSEN을, 머니투데이가 스타뉴스를, 중앙일보 출신들이 마이데일리, 아이뉴스가 조이뉴스를 만들었다.

5대 신문은 포털에서 뉴스 영향력을 잃어버렸고 독점 공급 계약이 끝난 후 네이버에 다시 문을 두드렸을 때, 네이버는 ‘스포츠조선’ ‘스포츠서울’ 2개사와 먼저 기사 공급 계약을 했다.

당시 스포츠연예 뉴스 창간에 깊숙히 관여했던 A씨는 “지하철 무가지가 나오면서 스포츠 신문들의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왔고 기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이 기자들이 온라인 스포츠 연예지 창간을 주도했다”면서 “그때 사건은 포털 뉴스의 문을 기존 신문사 뿐만 아니라 신생 온라인 매체에도 대폭 개방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남아 있는 이슈들

▲ 그래픽=박종규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둘러싼 이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신문사들은 신문 부수 하락과 매출 정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콘텐츠 생산에 못 미치는 사용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은 국내 뉴스 소비처인 포털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양한 종류의 입법안을 내놓고 있다.

국내 독자 규모를 넘어서는 매체수 때문에 출혈, 과당 경쟁도 벌어지고 포털 편집자들은 편집자대로 너무 많은 기사수 때문에 어떤 기사를 보여줘야 할 지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네이버는 2009년 뉴스캐스트 도입 때부터 첫 화면에서 ‘연합뉴스 속보’ 코너를 별도로 서비스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가 뉴스 편집을 직접하지 않고 언론사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뉴스 편집판을 선보이지만,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속보를 서비스하는 것이 필수여서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계에서는 네이버가 연합뉴스에 연간 거액의 전재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합뉴스를 제외한 언론사들은 연합뉴스가 국가기간통신사로 지정돼 연간 300억원 이상의 국가보조금을 받는 상황에서 신문에 뉴스를 공급하는 도매업과 네티즌에 뉴스를 서비스하는 소매업을 동시에 하면서 공정 경쟁이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 네이버가 제공하고 있는 뉴스 라이브러리 서비스. 동아일보, 경향신문, 매일경제, 한겨레신문 등 4곳의 옛 지면 뉴스를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신문사들이 닷컴 사이트를 만든 것은 1995년부터다. 1990년대 중반 이전 기사는 아직 종이 신문 형태로 남아 있어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네이버는 2007년 언론사 10곳을 상태로 옛날 신문을 무료로 디지털화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러나 네이버의 제안을 받아들인 곳은 동아일보, 경향신문, 매일경제, 한겨레 4곳이었다. 네이버의 제안을 거절한 한 언론사 관계자는 “포털에 뉴스를 제공했다가 영향력을 넘겨준 사례 때문에 네이버의 제안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 기자 dreamshot@chosun.com
/장우정 기자 woo@chosun.com
/유진우 기자 oj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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