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아마존 2014]②아마존,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거듭나다…파이어TV부터 스마트홈까지

2014년 아마존은 그야말로 단말기를 ‘무더기’로 쏟아냈다. 4월 셋톱박스 ‘파이어TV’를 출시하고 6월에는 자체 개발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을 내놓았다. 9월에는 새 전자책 단말기 ‘킨들 보이지’와 저가형 ‘킨들’, 태블릿 PC 3종 ‘킨들 파이어’를 한꺼번에 선보였다. 10월에는 소형 스트리밍 동글 ‘파이어TV 스틱’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드웨어 평가와 성적은 제각각이었다. 아마존은 왜 하드웨어 분야의 진군을 멈추지 않는 것일까.

 

◆ 2014년 TV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까지 하드웨어 진용 완성

 

① 순항  중인 ‘파이어 TV’  ‘파이어 TV 스틱’

▲아마존 셋톱박스 ‘파이어TV’/사진=아마존 캡쳐

▲아마존 셋톱박스 ‘파이어TV’/사진=아마존 캡쳐

 

파이어TV는 비디오 스트리밍(실시간 재생)과 게임 및 음악 재생을 지원하는 셋톱박스다.

영상·음악·사진감상,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아마존에서 제공해왔던 서비스인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 아마존 인스턴츠 비디오 뿐아니라 넷플릭스의 HBO·ESPN 등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2014년 4월 본체와 리모콘을 포함해 99달러(약 10만5000원)으로 출시했다.

 

당시 셋톱박스 경쟁자였던 로쿠와 애플의 셋톱박스도 99달러 수준이다. 애플TV와 주로 비교하는 분석이 많았는데 파이어TV는‘보이스 서치 기능’·빠른 속도 등의 면에서 주목을 끌었다. 또 미리 계정을 등록한 뒤 소비자에게 전송해 따로 계정을 등록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차별화 된 특징이었다.

 

출시 6개월이 지난 2014년 10월 현재 파이어TV는 대체로 ‘성적은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포브스 등 분석가들은 “파이어TV가 출시된 이후 600개가 넘는 앱이 다운로드 되었다”며 “이만하면 아마존 파이어TV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구체적인 숫자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아마존 ‘파이어TV 스틱’/사진=조선DB

▲아마존 ‘파이어TV 스틱’/사진=조선DB

 

아마존은 2014년 10월 27일 ‘구글 크롬캐스트’와 같은 스틱형 미디어 스트리밍 장치 ‘파이어TV 스틱’도 발표했다. 파이어 TV 스틱은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1GB 메모리, 8GB의 저장용량을 갖추고 있다. 하드웨어 성능만으로 보면 경쟁 제품인 구글 크롬캐스트나 로쿠 스트리밍 스틱을 압도한다. 이용자가 다음에 시청할 프로그램을 미리 예측해 더 빨리 스트리밍이 가능하게끔 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파이어TV 스틱에선 아마존 동영상 서비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나 훌루 플러스, 유튜브 등 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과 태블릿, 아마존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있는 사진과 영상도 TV에 띄울 수 있다.

 

가격은 크롬캐스트(35달러)와 스트리밍 스틱(50달러) 사이인 39달러(약 3만9000원)이며 11월 19일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현재 예약 주문이 진행중이다.

 

②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최악의 성적표 받아든 ‘파이어폰’

▲랄프 데 라 베가(왼쪽) AT&T 최고경영자(CEO)가 파이어폰 출시 행사에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게 선물받은 파이어폰을 들어올리고 있다/사진=조선DB

▲랄프 데 라 베가(왼쪽) AT&T 최고경영자(CEO)가 파이어폰 출시 행사에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게 선물받은 파이어폰을 들어올리고 있다/사진=조선DB

 

파이어폰은 아마존의 첫 스마트폰이다. 2014년 7월 말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4.7인치 HD 디스플레이와 쿼드코어 스냅드래곤 2.2GHz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으며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파이어OS’이다.

 

파이어폰은 별도의 안경 없이도 3D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이내믹 퍼스펙티브(Dynamic Perspective)기능과 후면 카메라로 1억개 이상의 상품과 콘텐츠를 인식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파이어플라이(FireFly)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출시 당시 가격은 AT&T와 2년 약정을 맺는 조건으로 32GB 버전이 199달러(약 21만원대), 64GB 버전은 299달러(약 31만원대)였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매우 세세한 데까지 각별히 신경 썼다”며 야심차게 출시한 파이어폰이었지만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파이어폰 출시 3주가 지난 2014년 8월 가디언은 온라인 광고업체 치티카(Chitika) 자료를 인용해 “파이어폰이 미국 전체 스마트폰 웹 사용량의 0.015%를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 전체 스마트폰이 1억7700만대 정도임을 감안하면 파이어폰 판매량은 3만5000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추정했다.

 

결국 파이어폰 출시 두 달도 안된 2014년 9월, 아마존은 파이어폰 가격을 거의 공짜 수준으로 내린다. 2년 약정 기준 32GB 버전이 0.99달러(약 1000원), 64GB 버전이 99달러(약 10만원)다. 같은 조건으로 지난 9월 독일과 영국에 파이어폰을 출시했으나 역시 별다른 반향을 얻지 못했다.

 

최근 아마존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톰 츠쿠택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가 파이어폰으로 1억7000만달러(약 1700억원)을 잃었다”며 “파이어폰의 재고만 8300만 달러(약 870억원)”라고 발표했다. 포브스·와이어드 등 여러 매체에서는 “파이어폰은 실패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패 이유로 ▲iOS나 안드로이드에 비해 빈약한 파이어OS 앱 생태계 ▲허울뿐인 3D 기능 ▲AT&T 독점 판매와 초기 높은 가격 설정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iOS와 안드로이드 앱이 100만개 이상인데 비해 파이어OS 앱은 25만개 정도에 불과하며 링크드인, 스냅챗 등 일부 유력 앱들도 지원되지 않는다”며 “3D 기능도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몇 개 앱에서 밖에 이용할 수 없으며 발매 초기 높은 가격대와 특정 통신사 독점 판매로 넓은 소비자층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③ 전자책 단말기, 이번엔 고급화로 승부한다 ‘킨들 보이지’

▲ 아마존의 최신 고급형 전자책 단말기 ‘킨들 보이지(Kindle Voyage)’/사진=조선DB

▲ 아마존의 최신 고급형 전자책 단말기 ‘킨들 보이지(Kindle Voyage)’/사진=조선DB

 

아마존은 2014년 9월 새 전자책 단말기 ‘킨들 보이지(Kindle Voyage)’와 함께 저가형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내놨다.

 

고급형 전자책 단말기 킨들 보이지는 전작인 페이퍼화이트(Paperwhite)와 마찬가지로 6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지만 무게는 180g, 두께는 7.6mm(와이파이 전용 모델 기준)로 전작보다 얇고 가벼워졌다. 화면 해상도도  212ppi에서 300ppi로 개선됐다.

 

페이지 넘기기 기능도 화면 위를 터치하는 방식에서 기기 테두리를 누르는 ‘페이지 프레스’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주변 밝기를 자동으로 감지해 최적의 화면 밝기를 제공해주는 ‘인텔리전트 프론트 라이트닝’ 기능도 있다. 킨들 시리즈 최초로 유리 스크린이 탑재됐고, 본체도 마그네슘 소재로 만들어졌다. 가격은 199달러(약 20만7500원)로 지난 21일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저가형 모델 킨들은 인텔리전트 프론트 라이트닝 기능과 페이지 프레스 기능 등 보이지의 핵심 기능이 빠졌지만 79달러(약 8만2300원)라는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값싸고 다양한 태블릿PC들이 나오고 스마트폰의 크기가 커지면서 전자책 단말기의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 속에서 아마존은 고급형 전자책 단말기로 승부하겠다는 심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킨들 보이지가 값싸고 다양한 태블릿PC들 속에서도 왜 전자책 단말기가 필요한지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킨들 보이지는 출시되자마자 많은 매체들로부터 ‘최고의 전자책 단말기’라는 평가를 받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킨들 보이지는 전자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며 “종이책의 선명함에 전자기기의 유연성을 더했다는 점에서 종이책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다만 킨들 보이지의 비싼 가격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IT 매체 벤처비트는 “킨들 보이지 가격이 기능성에 비해 인위적으로 비싼 느낌이 든다”며 “199달러라는 가격에 맞는 부가 기능을 더 제공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④ 태블릿PC – 저가형부터 고급형 모델까지

▲ 아마존의 저가형 태블릿PC 파이어 HD/사진=조선DB

▲ 아마존의 저가형 태블릿PC 파이어 HD/사진=조선DB

 

아마존은 2014년 9월 새 전자책 단말기와 더불어 파이어 태블릿 3종(파이어HDX8.9, 파이어HD6, 파이어HD7)도 함께 발표했다.

 

저가형 태블릿PC 파이어HD의 6인치 모델과 7인치 모델은 8GB 버전 기준 각각 99달러(약 10만원)와 139달러(약 14만원)에 출시됐다. 두 모델 모두 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장착됐으며 이전 모델보다 그래픽 처리 속도가 3배 빨라졌다. 전작에는 없던 카메라도 전면과 후면에 장착됐다.

 

아마존은 파이어HD 6인치 모델과 7인치 모델의 어린이용 모델도 발표했다. 가격은 각각 149달러, 189달러이다. 고무재질의 보호 케이스를 제공하며 어린이용 전자책과 영화·게임 등을 제공하는 아마존 프리타임(FreeTime) 1년 이용권과 2년 무상 교환 서비스가 포함된다.

 

피터 라르센(Peter Larsen) 아마존 부사장은 “타사의 형편없는 태블릿이 아마존에서 자주 반품되는 것을 보고 새 파이어 HD 모델을 제작했다”며 “낮은 가격대가 강점”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화면 크기와 성능을 키운 고급형 파이어HDX8.9 모델은 16GB 버전 기준 379달러(약 38만원)에 판매된다. 2.46GHz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으며 전작인 파이어 HDX 7보다 그래픽 처리 속도가 70% 빨라졌고 와이파이(Wi-Fi) 속도도 네배 이상 빨라졌다. 파이어폰에 적용됐던 파이어플라이 기능과 주변 불빛에 따라 전자책 페이지 색조를 조정해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아마존의 태블릿 PC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WSJ은 “아마존의 저가형 태블릿 파이어HD가 비슷한 가격대의 저가 태블릿에 비해 성능과 내구성이 월등하다”며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의 30%의 가격으로 80%의 기능성을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벤처비트도 단지 가격만 싼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성능 이상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고급형 모델 파이어HDX8.9도 미국 전자제품 평가 사이트 PC 매거진에서 “저장용량이 16GB로 타 고급형 태블릿에 비해 적지만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불편을 줄일 수 있다”며 “고급 태블릿 중 저가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아마존의 하드웨어 전진기지는 ‘랩126’… 인력 충원에 스마트홈 시장 진출 관측 나와

 

▲ ‘랩126(Lab126)’ 홈페이지/사진=랩126 캡처

▲ ‘랩126(Lab126)’ 홈페이지/사진=랩126 캡처

 

아마존에는 일명 ‘비밀연구소’라고 불리는 ‘랩126(Lab126)’이 있다. 2004년 10월 팔로알토 법학도서관 안에서 출발한 랩126은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비롯해 아마존의 각종 하드웨어와 하드웨어에 들어갈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등 ‘하드웨어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존이 올해 출시한 파이어TV와 파이어폰, 킨들 보이지 등도 모두 랩126에서 개발했다.

 

최근 랩126이 공격적으로 인력 보강에 나섰으며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2014년 9월 더버지에 따르면 아마존은 캘리포니아 정부와 세금 감면 등을 조건으로 협약을 맺고 향후 5년 내에 랩126 인력을 현재보다 27% 많은 3757명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렇게 확대한 랩126에 향후 5500만달러(약 570억9000만원)를 투자해 스마트홈 기기들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버튼만 누르면 물건을 주문할 수 있는 와이파이 기기를 개발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파이어폰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하드웨어 사업에 천문학적인 금액과 인력을 투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아마존은 7월 전 구글 글래스 웨어러블분야 개발을 총 지휘했던 바박 파비츠를 영입했다.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웨어러블 기기에도 관심이 많다”며 “구글 글래스를 넘어서는 하드웨어를 내놓으려는 계획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 아마존 하드웨어의 철칙은? “수익을 내지 않는다…전자상거래, 콘텐츠 사업 도울 뿐”

아마존 표

▲ 아마존의 사업은 크게 클라우드, 전자상거래, 단말기 및 콘텐츠 세 분야 정도로 나눌 수 있다. 2014년에 쏟아져 나온 단말기들은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촉진한다. 이 두가지는 전자상거래 사업 분야를 지지해준다. 클라우드 사업은 전자상거래의  기반을 제공한다. /그래픽=김나영

 

제프 베조스 CEO는 지난 2012년 전자책 단말기 킨들 페이퍼화이트와 태블릿 킨들파이어HD를 출시하면서 “하드웨어로 수익을 낼 생각은 없다”며 “콘텐츠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이어폰 출시 당시에도 “파이어폰은 아마존의 핵심 고객인 프라임 회원들을 위한 스마트폰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마존이 내놓은 하드웨어들은 그 본래 목적 외에 아마존의 ‘쇼핑 도구’ 역할도 겸하고 있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와 아스테크니카는 “아마존 하드웨어는 아마존 계정 없이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며 “파이어 OS 운영체제는 이용자들이 아마존 콘텐츠 생태계 안에서 머물게끔 한다”고 분석했다.

 

파이어폰과 파이어HDX8.9에 탑재된 파이어플라이 기능 또한 1억 개 이상의 상품과 콘텐츠를 인식한 뒤 사용자들이 이를 아마존에서 즉시 구입하기 편리하게 한다는 점에서 아마존의 이러한 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개인금융투자자문사이트 모틀리풀(Motley Fool)은 “아마존은 원가에 가깝게 하드웨어를 보급해 전자상거래와 콘텐츠 사업 운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아마존이 진출을 꾀하고 있는 스마트홈 시장은 아마존의 이러한 전략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포브스는 “아마존이 스마트홈 기기를 통해 온 집안에 쇼핑 네트워크를 구축하려 한다”며 “아마존 계정과 연결된 ‘즉시 구매’ 버튼을 집안 곳곳에 위치시켜 상거래 매출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현정 기자 dreamshot@chosun.com

/이인행·김나영 인턴기자 techch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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