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맨 칼럼] NYT, 미디어 벤처 블렌들에 희망을 걸다

 

우병현 기자

우병현 기자

독일 출판그룹 악셀 스프링거(Axel Springer)와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0월 27일 네덜란드 미디어 벤처인 블렌들(Blendle)에 380만달러 투자했다고 밝혔다. 6개월 전에 출범한 블렌들은 ‘뉴스페이퍼를 위한 아이튠즈’라는 컨셉을 내세우고 뉴스 콘텐츠 유료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블렌들은 뉴스미디어로부터 콘텐츠를 공급받아서 블렌들 앱 사용자들에게 기사를 한 개당 25유로센트씩 파는 뉴스 유통모델이다. 수익배분은 블렌들이 판매가의 30%를, 콘텐츠 소유자가 70%를 차지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웹앱(blendle.nl)을 채택해서, PC와 스마트폰에서 같은 사용자환경(UI)을 구현했다. (별도의 네이티브앱을 깔지 않고 PC, 태블릿, 스마트폰에서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blendle.nl을 입력하면 실행된다.)

▲블렌들(blendle)을 아이폰에서 웹앱으로 실행한 화면

▲블렌들(blendle)을 아이폰에서 웹앱으로 실행한 화면

창업자 알렉산더 클뢰핑은 “젊은 모바일 유저들이 원하는 기사를 쉽게 검색해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기존 언론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페이월 방식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이 사업 기회”라고 말했다.

즉 필요한 기사만 읽고 싶을 때, 개별 신문사의 웹사이트에서 구매를 요구하는 페이월(Pay wall)방식은 오히려 기사 구매 의욕을 꺾는 장애물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클뢰핑은 새로운 뉴스 소비층은 개별 신문사 사이트나 앱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개별 언론사의 페이월 방식은 젊은 층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블렌들에서 영국 이코노미스트 개별 기사를 선택했을 경우 내용과 가격안내 화면

▲블렌들에서 영국 이코노미스트 개별 기사를 선택했을 경우 내용과 가격안내 화면

2000년대 중반 세계 유수 신문사들이 디지털 뉴스 유료화를 시도한 이래 참 다양한 모델이 등장했다. 하지만 신문 산업 하락세를 되돌릴 정도의 혁신적인 유료화 모델이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페이월모델은 일정 기사 개수를 무료로 보여주고 그 기준을 넘어설 경우 유료 구독이나 유료 구매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페이월 모델은 그나마 현실적인 유료화 전략으로 꼽히지만, 실제는 NYT,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리트저널(WSJ) 등 극소수의 영어권 신문사만 페이월로 의미있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다른 유료화 모델은 개별 앱을 만들어 오프라인 신문처럼 앱 유통 플랫폼의 뉴스스탠드에서 돈을 받고 파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유료화 돌파구로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애플과 구글의 앱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량이 저조하여 신문사에 재정적으로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유럽에서 등장한 블렌들의 실험과 도전이 과연 신문 산업에 희망을 줄지는 불투명하다. 더욱이 기사 유통 아이디어가 새로운 것도 아니다. 다만 유럽의 무명 벤처기업에 NYT와 독일의 유수 출판 그룹 악셀 스프링거가 전략적 투자를 한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표면적으로 NYT는 블렌들에 대한 투자대가로, 사용자들의 구매 패턴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받기로 했다. 악셀 스프링거는 자신들의 방대한 뉴스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NYT를 비롯해 디지털 콘텐츠 유료화를 추진하는 신문사들은 뉴스를 쉽게 퍼뜨리고 또 쉽게 결제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신문을 위한 아이튠즈를 표방하는 블렌들이 그런 기술을 만들어 NYT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우병현 기자 pen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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