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원모어씽’은 시계…경쟁사보다 10만원 넘게 비싸

“원 모어 씽(One more thing).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데안자 칼리지의 플린트 센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한마디가 행사장을 울렸다. 이 곳은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가 1984년 첫 맥킨토시를 내놓은 장소다. ‘원 모어 씽’은 잡스가 심혈을 기울인 제품을 공개하던 결정적인 순간에 쓰이던 말. 1999년 애플의 전기를 마련한 ‘아이맥(imac)’을 필두로, 맥북프로·맥북에어 등 애플의 핵심 하드웨어들과 아이튠스·사파리 등 주요 소프트웨어들이 ‘원 모어 씽’이란 말과 함께 세상에 나왔다. 청중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리고 베일에 쌓여있던 애플의 웨어러블 기기가 드디어 등장했다.

애플은 9(현지시각) ‘애플워치(Apple Watch)’를 공개했다. 이날 애플은 새 스마트폰아이폰(iphone)6′아이폰6 플러스(Plus)’를 내놨지만, ‘원 모어 씽’의 주인공은 애플워치였다. 애플워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기어처럼 손목에 착용하는 스마트워치(smart watch).

이로써 애플은 삼성전자·LG·소니(Sony)·모토롤라 등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붙었던 상대들과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다시 경쟁하게 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 데안자 칼리지의 플린트 센터에서 '애플워치'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 데안자 칼리지의 플린트 센터에서 ‘애플워치’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애플워치, 애플 새 시대 여는 주인공으로 낙점

“애플워치는 애플 제품 가운데 가장 개인적인(persnal) 기기입니다. (애플워치를 차면)여러분의 손목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직관적인 소통이 이뤄지게 되는 겁니다.

CEO는 이날 열린 신제품 설명회에서 직접 애플워치를 내놓으며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애플워치는 쿡 CEO가 직접 설명에 나선 첫 애플 제품이다

애플이 새 휴대용 제품을 내놓는 것은 2010년 아이패드(ipad) 이후 4년 만이다. ABC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워치를 만들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디자인·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연구했다. CEO는 이날 애플 전 사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애플워치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사용자들의 기대치를 바꿔놓을 것”이라며 “오늘부터 애플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 데안자 칼리지의 플린트 센터에서 '애플워치'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 데안자 칼리지의 플린트 센터에서 ‘애플워치’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 외형·기능 기존 제품과 유사해

그러나 애플워치는 외형상으로나 기능상으로 앞서 나왔던 스마트워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포스트는 “애플워치가 ‘원 모어 씽’이 되기엔 부족했다”고 전했다.

애플워치는 네모 반듯한 사각형 모양새로, 크기는 세로길이 기준 38㎜·42㎜ 두 종류로 나뉜다. 색상은 재질에 따라 6가지로 구분된다. 애플은검은색과 은색 스테인리스 스틸, 검은색과 은색 알루미늄 특수 합금, 특수 제조법으로 만들어진 18K 금색과 로즈 골드 이렇게 6가지 소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본체와 상관없이 시계끈(밴드)은 사용자 마음대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이날 일반 금속 밴드, 고무 소재의 스포츠 밴드, 가죽 느낌의 버클밴드 외에도 가죽과 작은 사슬을 루프 형태의 시계끈도 선보였다.

기능적인 부분에선 안드로이드 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워치들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음성인식기능시리(Siri)’ 이용한 메시지 회신 기능이나, 심박 수 측정 기능, 모션인식 기능은 이미 다른 스마트워치들이 선보인 것들이다. 애플은앞으로 개발자들이 워치키트(WatchKit)라고 하는 새로운 툴 세트를 이용해 애플워치에서만 쓸 수 있는 특화된 앱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워치를 사용하려면 아이폰5·아이폰5s나 새로나올 아이폰6·아이폰6 플러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9일 공개된 '애플워치' /사진=블룸버그

9일 공개된 ‘애플워치’ /사진=블룸버그

◆ 스마트기기 대전전화에서 시계로

시계 옆 테두리에 돌기처럼 솟아있는용두(stem)’로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점은 애플워치만의 특징이다. 애플워치는 보통 태엽을 감거나 시간을 맞출 때 쓰던 용두에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확대하는 기능을 넣었다. 그러나 일부 왼손잡이 사용자들은 “애플워치 용두가 오른쪽에 치우쳐 있어 왼손잡이들은 사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근접무선통신(NFC) 기반의 전자결제 시스템을 탑재한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애플워치는 NFC 기능을 탑재한 첫 애플 제품이다. 애플워치를 NFC결제기기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 돈을 지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은 신용카드 업체 뿐 아니라 차량 공유형 콜택시 서비스 ‘우버’·음식점 예약 서비스 ‘오픈테이블’·소셜커머스서비스 ‘그루폰’ 등과 연계해 NFC를 포함한 전자결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은행이나 카드 업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등과 연계해 기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자사 웨어러블 기기만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비슷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워치는 내년 1월 발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349달러( 36만원)에서 시작한다. 경쟁제품 가운데 하나인 모토롤라의 ‘모토360(Moto360)’은 250달러( 26만원) 정도에 팔릴 예정이다.

폭스뉴스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올 겨울 스마트워치 시장을 두고 이차전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애플워치와 아이폰을 모두 갖추려면 최소 775유로( 103만원)이 든다”며 “애플의 골수팬이 많은 건 알지만, 가격상 그들 모두가 새 아이폰까지 갖추기는 어려워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사용자가 9일 공개된 '애플워치'를 착용한 후 시험가동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한 사용자가 9일 공개된 ‘애플워치’를 착용한 후 시험가동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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