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샷 칼럼] 서울시의 우버 불법 조치는 결국 안전과 세금 문제로 봐야

류현정 기자

류현정 기자

서울시가 모바일 차량 애플리케이션(앱) 우버를 불법(不法) 콜택시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22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7월 31일 우버가 서울 서비스를 론칭한지 1년 만에 불법 판정을 내린 것입니다. 우버는 앱을 클릭해 근처에 있는 차량을 부르고 요금은 미리 등록해 둔 카드로 결제하는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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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강남에서 우버 앱을 실행했을 때 화면 캡처. 탑승 위치를 설정하고 화면 지도에 나타난 차량을 클릭하면 이용할 수 있다.

우버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기업 가치 1조원 정도로 평가받았는데, 올해 6월에는  피델리티, 웰링턴 매니지먼트, 블랙록 등 굵직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지분 투자에 대거 참여하면서 기업 가치 18조원으로 치솟았습니다. 최근 우버 투자자 중 한 곳인 구글벤처스는 “우버가 운송 서비스를 출시해 차세대 물류업체로 거듭난다면 잠재적인 가치는 2000억달러(약 200조원) 내지는 그 이상이 될 것”면서 “앞으로 우버는 도요타와 같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한테는 전도유망한 우버에 대해 왜 서울시는 불법이라고 판단한 것일까요. 서울시의 논리는 ‘허가받지 않은 영업 행위’ ‘사고시 보험 처리’ ‘신용카드 정보 유출’ ‘택시 영업권’ 등 4가지였습니다.

서울시가 지적한 문제에 대해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현행법 상 자가용 승용차나 렌터카를 이용해 영업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서울시의 판단은 박근혜 대통령이 올초 지적한 규제 철폐와 맞물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법이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차량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혁신 기술을 수용하는 데 유리한지, 오히려 승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서울시는 리무진 업체와 계약을 맺고 승객과 운전사를 연결하는 우버 서비스는 불법이라는 입장이고, 우버는 많은 기업들이 리무진 서비스를 이미 이용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사고가 났을 때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점’도 불법 근거로 들었습니다. 렌터카나 자가용 승용차로 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보험사는 제3자인 승객에 대한 치료비 제공은 거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사고시 보험 처리 문제는 우버가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숙박 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의 경우, 2011년 여행객이 고의로 빌린 방을 파손한 사건이 터진 후  ‘주인장 보호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 보호 프로그램은 여행객이 주인장의 방을 파손했을 때 100만달러까지 보상해 주는 제도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지적 사항을 받으며 계속 정교해지는 절차를 밟습니다.

또 서울시는 ‘우버 앱 가입할 때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CVC번호를 입력하게 돼 있어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이 부분은 부정확하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미리 입력해둔 카드 번호로 ‘원클릭’이면 결제가 끝납니다.  해외 유수 서비스들이 암호화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간편결제 덕분에 고속 성장하고 있는 반면,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우리나라 서비스는 무겁고 불편하고 보안성도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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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남은 문제가 ‘택시 영업권 문제’입니다. 사실 서울시가 혁신에 뒤쳐진 택시 사업주를 보호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택시 운전사는 운전사대로 사납금에 허덕이면서 얼마 안되는 월급을 받고, 승객은 승객대로 불편해 하는 서비스라면 다른 혁신 서비스로 대체되는 것이 마땅합니다. 소수의 택시 사업주는 힘들어지겠지만, 다수의 택시 운전사는 돈을 많이 주는 다른 운송 서비스로 이동하면 됩니다.

그러나 택시 영업권이라는 것이 결국 서울시의 택시 면허권이고 이것은 서울시의 세수(稅收) 확보와 관련이 있습니다. 서울 시내 면허 차량은 7만여대에 달합니다. 실제로 차량이 달리는 도로, 신호등, 횡단보도, 주차 단속 요원 등 공공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는 세금이 필요하고 우버도 이러한 인프라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최을곤 서울시 택시관리팀장은 “우버에서 결제하면 즉시 해외(네덜런드) 승인 처리돼 국부 유출 우려마저 나온다”면서 “우버의 비즈니스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데 그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어 세금을 추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유상운송 행위 알선 금지 규정 신설을 건의했다고 합니다. 또 자체적으로 택시 위치와 운수종사자 성명과 사진, 차량번호, 종류, 서비스 평가까지 할 수 있는  택시 콜서비스 앱을 올 12월까지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택시 사업주와 서울 개인택시조합의 불만은 날로 커지다보니, 서울시의 방침은 어느 새 규제를 늘리고 민간에서 해야 할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등 혁신과는 멀어지는 길을 가고 있습니다.

서울시뿐만 아닙니다. 각국 정부들은 국경을 뛰어넘는 글로벌 서비스업체에  대응 방침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에 대해 무턱대고 불법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우버도 세금 문제와 앞서 지적한 안전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류현정 기자 dreamsho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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