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맨 칼럼] NYT 혁신보고서 분석① “CMS, 신생미디어에 크게 뒤져”

우병현 기자

우병현 기자

뉴욕타임스 혁신 리포트가 화제다. 이 보고서는 많은 이야기거리를 담고 있다. 특히 국내 신문사 종사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그런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사, 칼럼, 블로그에 이 보고서를 분석한 글을 썼다.

보고서는 내용면에서나 형식면에서 완성도가 높다. 보고서를 만든 혁신팀 핵심 멤버들이 쟁쟁한 저널리스트여서 문장도 압축적이며 명료하다. 또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비롯해 두고 두고 회자될 만한 키워드들도 많이 담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를 찬찬히 읽으면, 화려한 수사와 명징한 문장에 가려 있는 실체적 진실을 찾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은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와 같은 처지에 있는 전통 미디어업계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구체적인 단서를 담고 있기도 하다.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

두꺼운 보고서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른바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다.

“CMS인 스쿠프(Scoop)에 대한 통합 리더가 없다. 스쿠프플랫폼에서 디지털 콘텐츠가 생산된다. 그 결과 우리의 CMS는 허핑턴포스트와 버즈피드, 복스에 뒤진다.”

뉴욕타임스 혁신팀은 반 페이지 되는 분량으로 CMS 문제를 다루면서 신생 미디어에 CMS가 뒤져 있다고 자책한다. 이어 CMS의 낙후성을 프로덕트(기사, 사진, 스토리텔링, 동영상, 그래프 등을 프로덕트라고 뭉뚱그려 표현)를 쉽게 복제하여 많이 만들 수 없는 점에서 찾는다. CMS UI가 저널리스트가 다룰 수 있는 기술로 구현되어 있지 않아 여러 요소를 합쳐 프로덕트를 쉽게 만들려면 기술자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CMS 담당 기술자들이 CMS 자체를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늘 부분적인 장애를 수리하거나, 데스크들의 컴퓨터나 봐주고 있다고 한탄한다. 이를 테면 NYT Now같은 신규 서비스를 개발자들이 신규 프로젝트에 몰입하지 못하고, 기사 퍼블리싱 시스템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팀은 CMS 낙후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플랫폼 에디터’라는 직제를 둘 것을 제안한다. 이 에디터는 콘텐츠 제작과 출고를 지휘하는 퍼블리싱 에디터와 짝을 이뤄 콘텐츠를 만들고 퍼블리싱하는 통합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플랫폼 에디터는 구체적으로 플랫폼을 사용하는 여러 부서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도록 만들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해야 한다. 독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선하는 일도 해야 한다.

보고서는 ‘균형행동:일회성 VS 복제가능성 (Balancing Act: One-offs vs. Replicability)’이라는 대목에서 스노우폴을 사례로 들면서 복제가능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노우폴은 뉴욕타임스가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텍스트, 사진,동영상 등을 종합하여 만든 멀티미디어 기사로서 풀리처상을 받는 등 전 세계 언론계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미래형 콘텐츠다.

하지만 혁신팀은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최고 작품을 만드는 뉴욕타임스가 일하는 방식의 전형이라고 비판한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이런 일회성 빅 프로젝트를 갖고는 독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혁신팀은 디지털 공간에서 경쟁하려면 하나의 플랫폼에서 유사한 것을 무한정 만들어 낼 수 있는 탬플릿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버즈피드는 퀴즈를 계속 만들어내는 퀴즈 생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데, 뉴욕타임스는 매번 반복해서 퀴즈를 새로 만든다고 비교했다.

나는 뉴욕타임스 혁신팀이 전통미디어의 CMS가 안고 있는 문제에 주목하고, 여러 시스템을 통합 지휘하는 직제가 없다는데 동의한다. 또 CMS가 기자들이 쉽게 다루기 어렵고, 새로운 프로덕트를 탬플릿 형태로 만들어 여러 변형을 쉽게 만들기 어려운 점이 신생 미디어에 크게 뒤진다는 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혁신팀의 CMS에 대한 문제 인식과 진단 수준은 표피적이다. 전통언론이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혁신하려면 첫 번째 착수해야 할 요소가 바로 CMS와 관련된 것들이다. 특히 CMS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신문사의 핵심 시스템인 CTS와 함께 진단해야 한다.

CTS는 기자들이 기사를 쓰는 기사작성기, 기사를 수정하고 오탈자를 잡는 과정인 데스킹시스템, 출고된 텍스트 기사를 중심으로 사진, 그래프를 불러와서 구체적인 지면 레이아웃을 만드는 조판시스템, 사진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CMS는 언론사들이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CTS에서 만든 콘텐츠를 웹으로 만들기 위해 CTS 도입 이후에 등장했다.

CMS와 CTS를 왜 두루 봐야하는 지는 다음 편에서 소개한다.

/우병현 기자 penman@chosunbiz.com

NYT 혁신보고서 분석1

NYT 혁신보고서 분석2

NYT 혁신보고서 분석3

NYT 혁신보고서 분석4

NYT 혁신보고서 분석5

2 Comments

  1. Avatar
    sj.k 12월 04, 2014

    잘 정리돼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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