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2014]⑤ 취미 드론의 세계

유진우 기자 ojo@chosun.com
조지원 인턴기자 techchosun@chosun.com

연 날리기를 하듯 드론을 날릴 수 있는 시대가 오고있다.

일부 마니아들의 취미활동이었던 무선조종(RC·Radio Control) 비행이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작이 쉬운데다 고장이 드물고 카메라까지 달려있는 멀티콥터(Mulitcopter·프로펠러 여러대가 달려 있는 형태)형 드론이 취미생활의 영역을 넓혔다.

드론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날릴 수 있다는데 있다. 기존 RC마니아들이 많이 찾던 6채널 RC헬기는 바닥에서 잠시 띄우는 조작에 익숙해지는데만 1~2달이 걸리고, 조금만 실수해도 추락했다. 드론은 스스로 평형을 잡을 수 있어 조종이 어렵지 않다. 여기에 영상송수신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드론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하늘을 나는 기분마저 느껴진다.

이런 점들이 취미 활동에 무심했던 성인 남성들을 레저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멀티콥터 판매 업체인 헬셀 관계자는 “일부 아이들을 위한 드론도 있긴 하지만 어른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30~4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드론 카페를 봐도 70~80년대생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특히 요즘 캠핑이나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좀 더 색다른 가족사진을 찍기 위한 수단으로 드론을 구입하는 가장들도 부쩍 늘어났다.

드론으로 찍은 항공촬영장면 / 패럿 홈페이지

드론으로 찍은 항공촬영장면 / 패럿 홈페이지

◆ 드론 입문하기 위해선

드론은 로터(날개) 수에 따라 쿼드콥터(4개)와 옥토콥터(8개)로 나뉘는데 취미용은 대부분 쿼드콥터다. 취미용 드론은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5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백만원부터 수천만원이 넘는 비싼 드론도 있지만, 이는 전문가들이 쓰는 촬영용 드론인 헬리캠이다.

조종 가능한 방향에 따라서도 2·3·4·6채널로 분류된다. 위로 뜰 수만 있거나, 떠도 앞뒤로만 움직이는 2·3채널 드론은 없다. 대부분 4채널이고 간혹 6채널이 있다. 4채널은 위로 뜨면서 앞뒤좌우로 움직일 수 있고, 6채널은 여기에 배면 비행까지 가능하다. 6채널 드론은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한 대신 미세한 조종에도 예민하기에 꽤 많은 연습시간과 숙련도를 요구한다.

입문자가 드론을 처음 구입할 경우엔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체 조작 방법을 알려주고 비행시 주의 사항까지 교육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취미용 드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동호회도 많이 생겨났다.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동호회 카페에서 정보를 얻어가는 것도 좋다. 대표적인 카페로는 멀티로터 연구소(cafe.naver.com/wookongm)와 알씨몬스터트럭(cafe.naver.com/monsterlove)이 있다.

비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무엇보다 무리하게 날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헬셀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주로 배터리나 엔진을 망가뜨리는데 보통 사용자 과실인 경우가 많다”며 “권장비행시간을 넘기면서까지 비행할 경우 배터리나 모터같은 부품에는 많은 무리가 간다”고 말했다. 권장비행시간은 보통 7~10분이다. 물론 이 시간을 조금 넘긴다고 해서 부품에 즉각적인 무리가 발생하진 않는다. 다만, 리튬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과다 사용으로 방전될 경우 아예 충전이 되질 않는다. 적정시간인 10분씩만 비행하더라도 연속으로 4~5번씩 비행하면 모터에 많은 무리가 갈 수 있다.

어느 정도 드론에 익숙해졌다면 직접 드론을 만들 수도 있다. RC전문쇼핑몰 하비킹(www.hobbyking.com)에서 프레임·모터·조종장치 등 부품을 사면 멀티콥터를 직접 조립할 수도 있다. 이런 멀티콥터 조립 자체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멀티콥터 카페(cafe.naver.com/multicopter.cafe)에는 드론을 직접 만들어 각자의 개성을 자랑하려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직접 드론을 만드는 활동은 미국에선 더 활발하다. ‘롱테일의 법칙’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이 만든 드론 커뮤니티 ‘DIY드론닷컴’은 5만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세계 최대 드론 아이디어 뱅크다. 앤더슨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드론제작업체 3D로보틱스는 DIY드론닷컴과 협력해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다양한 드론을 만들어내고 있다.

DIY드론닷컴 회원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드론 / 사진 = AP통신

DIY드론닷컴 회원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드론 / 사진 = AP통신

◆ 비행에만 욕심 내지 말고, 규정도 자세하게 알아봐야

드론 비행 기술에서 빠르게 날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착지다. 헬셀 관계자는 “헬기를 띄우는 것보다 부숴지지 않게 내리는 것이 더 어렵다”며 “착지를 도와주는 랜딩기어는 가장 많이 교체되는 부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드론을 착지시킬 땐 최대한 바닥에 가깝게 밀착한 후 조심스럽게 놓아주어야 한다. 드론을 지나치게 높게 날리는 것도 좋지 않다. 눈에서 보이지 않을 만큼 높게 날릴 경우 지상보다 훨씬 더 강하게 부는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상 150미터 이상으로 높게 날리는 것은 항공법에서도 규제하고 있다.

비행을 목적으로 하다보니 다른 제품보다 파손되는 경우도 많다. A/S도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야한다. 가장 많이 파손되는 부품인 프로펠러·랜딩기어·배터리·모터는 따로 팔기도 하고 수리도 쉬워 직접 고칠 수 있다. 기판이 망가져 납땜 작업이 필요할 경우에는 A/S를 맡겨야 한다. 이 때 판매처나 제품마다 A/S규정이 달라 제품 구입할 때 반드시 A/S규정을 자세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약 드론을 구매하더라도 아무데서나 날려서는 안 된다. 다른 비행체와 충돌할 수 있고 도심에서 추락할 경우 자칫 사람이 다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호회 회원들은 주로 시화·과천을 포함한 전국에 총 18개소에 설치된 ‘초경량비행장치 전용공역’에서 비행한다. 이곳에서는 자유롭게 비행할 수 있다. 관제공역·통제공역·주의공역에서 비행하려는 경우엔 서울이나 지방항공청에 문의해야 한다. 드론으로 촬영하려면 국방부의 허가도 미리 받아야 한다. 주요 시설이 많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기무사와 청와대 허가도 필요하다. 국방부 허가는 일주일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취미로 드론을 날리더라도 항공법 시행 규칙 제6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조종사 준수사항은 지켜야 한다. 조종사 준수사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낙하물 투하 ▲인명, 재산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방법으로 비행 ▲목표물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비행 ▲야간 비행

◆ ‘자격증부터 직접 조립까지’ 다양한 취미 드론 세계

국내 판매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완성품 드론은 AR드론(AR DRONE)·레이디버그(Lady Bug)·드론파이터(Drone Fighter) 정도다.

별도의 조종장치가 없이 스마트폰으로 쉽게 조종할 수 있도록 패럿이 개발한 AR드론은 가장 많이 팔리는 기체 중 하나로 취미 드론 시장 성장의 촉매제가 됐다. 사진 촬영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AR드론은 50만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와이파이를 통해 조종하기 때문에 멀리까진 날릴 수 없다. 무당벌레 모양을 한 레이디버그는 쿼드콥터에선 드물게 6채널 드론으로 작은 몸집을 가졌지만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가격은 20만원대다.

국내 드론제작업체 바이로봇은 순수 국내 기술만으로 완구 목적 쿼드콥터인 드론파이터를 만들었다. 드론파이터는 완구 본연의 목적을 위해 카메라 기능은 빼고, 전투비행 게임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을 넣었다. 가격도 17만원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홍세화 바이로봇 전략담당이사는 “현재 드론파이터는 미국·일본·프랑스 등 해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며 “국내 취미 드론 시장도 안전성만 확보되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드론제작업체 바이로봇이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완구 목적 쿼드콥터 '드론파이터' / 사진 = 바이로봇 제공

국내 드론제작업체 바이로봇이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완구 목적 쿼드콥터 ‘드론파이터’ / 사진 = 바이로봇 제공

드론을 제외한 취미용 무인기 시장 자체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RC비행기와 RC헬기는 여전히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RC비행기는 활주로에서만 날릴 수 있고 이동속도가 빨라 취미용으로 적합하진 않다. 동호인들도 RC헬기를 더 많이 찾는다. RC헬기는 처음 조종법을 익히는 과정이 쉽지 않고 잘 망가지지만, 훨씬 더 정교한 조종을 요구하기 때문에 비행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 하다.

드론 자격증도 있다. 대한민국항공회에서는 아마추어에게 ‘무인비행장치 조종자자격증’을 발급했다. 자격증 등급은 연습조종자·조종자·지도조종자·시험비행조종자로 나뉘는데, 지도조종자(심판·안전관리자)는 매년 1~2회 실시하는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도 국가자격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교육 과정이나 교육 기관이 정해지진 않았다.

취미 드론의 시장 전망은 밝다. 어른을 타깃으로 하는 작동형 완구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김지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론은 과거에 군사용으로만 쓰였지만 현재는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는 중”이라며 “미래에는 1인 1드론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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